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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토록 단단한 슬픔을 머리에 이고 있는 장대로 올려치면 호드득 호드득 떨어져 사방 구르는 상처 난 껍질 벗기다 보면 손바닥 붉게 물들이는 욕망의 이빨로 와사삭 깨물어 보거나 돌멩이로 두들겨 속울음 하나씩 꺼내면 수줍은 알몸 드러내고 마당귀에 껍데기 쌓이는 언제였던가, 먼 나라에서 쫓겨나 이 땅에 시집 온 추자(楸子)란 별명을 가진 슬픈 여인 /장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