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토록
단단한 슬픔을 머리에 이고 있는
장대로 올려치면
호드득 호드득 떨어져 사방 구르는
상처 난 껍질 벗기다 보면
손바닥 붉게 물들이는
욕망의 이빨로 와사삭 깨물어 보거나
돌멩이로 두들겨 속울음 하나씩 꺼내면
수줍은 알몸 드러내고 마당귀에 껍데기 쌓이는
언제였던가,
먼 나라에서 쫓겨나 이 땅에 시집 온
추자(楸子)란 별명을 가진
슬픈 여인
/장하빈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