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9.13022 형식이냐 내면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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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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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보여 준
형식주의는
우리 삶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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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교사가
어느 빈민가의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담은
‘위험한 아이들’이라는
영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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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조직과 연관되어 한 친구에게 죽음의 위협을 받은
‘에밀리오’라는 학생은 차라리 죽임을 당하기 전에
먼저 그 친구를 죽여야겠다고 다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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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눈치 챈 여교사는 에밀리오를 찾아가
교장에게 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보호를 요청하라고 밤새 설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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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체 고집을 꺾지 않던 에밀리오는
여교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교장을 찾아가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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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장은
에밀리오가 교장실에 들어왔을 때
그를 곧바로 내쫓아 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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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학생이 노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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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은
노크할 줄도 모르는 학생과는 면담할 수 없고,
그게 교육이라고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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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보호를 요청할 기회마저 잃은 에밀리오는
처음의 결심대로 친구와 사투를 벌이러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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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타깝게도
거기에서 죽고 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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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이 잘못한 것은
사실상 없을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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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일 그가 규칙보다도
아이의 내면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에밀리오를 보호할 수도 있었을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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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한층 깊게 바라보려 하지 않고,
규칙에 얽매인 나머지
어린 학생이 왜 교장실까지 찾아오게 되었는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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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마찬가지 일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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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서, 이웃에게서
어떤 말과 행동을 듣고 볼 때
형식적인 규칙에 얽매인 나머지
그의 내면을 놓쳐 버리지는 않느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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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