紅梅花
인년 내내 곰곰이
담아두었던 정념 단단히 멍울지어
한꺼번에 확, 터트려 내는 짙은 진홍색 열정
너 홍매화
봄 하늘이 가득히 네 정념의 미련이어라
이렇게 일년을 곰곰이 안으로 안으로
단단한 멍울로 응결한 진홍색 정념을
한꺼번에 확, 쏟아내고선 다시 일년
안으로 안으로 더 고여들어 멍울지어
다 이루지 못한 정념이 멍들어 곪아
진홍색 열정으로 또다시 확, 터져 나오려니
그날 아직 살아서 내가 네 곁에 있으려나
아. 인간의 세월은 짧고,
홍매회의 세월은 정념을 돌며 세월이 없으려니
봄은 오고
봄은 가고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