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외통인생 2008. 6. 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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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1666.010107 체조

공부보다는 밖에서 단체로 놀이하는 시간이 더 즐거웠다. 그렇다고 운동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쪽이 재미있었다는 뜻이다. 왜 그러냐 하면 공부는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체조는 거의 단체로 하기 때문에 내가 노출이 조금은 덜돼서 그쪽을 선호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철봉은 대차를 제외한 여러 가지를 그런 대로 할 줄 알고 무엇이든 흉내는 내니까 두려움은 없다. 뜀틀이나 구기도 예사로이 한다. 헌데 한 가지 더디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도립(倒立), 물구나무서기다.

 

팔이 길고 다리가 길어서 불리한지는 모르지만 익히는데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 무리 지어서 획일적인 동작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 인간뿐인 듯싶다.

 

얼마나 멋진 행동인지를 창조주는 보아 알 것이로되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넓은 운동장에 두 줄로 늘어서서 몇 백 명이 한 구령에 맞추어서 발맞추고 걸어가는 것만도 우리들만의 특권인데 두발 두 팔이 공중에서 번갈아 가며 순차적으로 위로 아래로 옆으로 앞으로 발과 따로 떼어 움직여서 획일화한다는 것은 정말로 보기 좋은 예술적 경지로까지 돋아 보인다.

 

대개의 경우 두 팔은 번갈아 앞뒤로 움직이고 그 반대로 발이 움직이는 것이 인체의 구조상 평형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이다.

 

우리는 이에 길들어졌기 때문 우리 몸이 변형된 도수체조를 어렵게 받아들이고 행동에 옮길지 몹시 헷갈리게 한다. 이를 극복하는 노력은 우리의 두뇌를 상당한 수준까지 계발하는 구실도 한다는 것을 이즈음 알게 한다. 그것은 역으로 퇴화의 의미를 알게도 한다. 즉 나이 들면 따로따로 놀리는 도수체조의 형태를 밟을 수 없을뿐더러 일상의 걸음걸이 운동도 일정한 한 자리에서 계속 반복 운동하다보면 마침내 앞으로 나가는 팔과 앞으로 나가는 발이 같은 쪽이 되는 이가 많다는 것이 두뇌의 작용과 연관 지어서 그렇게 된다고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몸은 다듬어서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만한 투자와 노력이 수반됨은 물론이려니와 얼마나 오래 끌고 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비만형이 많은 요즈음의 학교생활을 걱정하게도 된다. 이런 보편적인 단체체조가 없어진 요사이는 다듬어 가는 몸매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적이 걱정되지만 내가 말할 것이 못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마지막까지 해낸 덕으로, 그 방면으로는 낯설지 않고 서먹하지 않아서, 스스럼없이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달려들어서 손과 발을 부지런하게 움직인 결과로 오늘의 내가 있게 됐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이날까지 허리를 곧게 펴고 가슴을 앞으로 내 밀고 걸을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릴 때 내가 체조를 좋아 한 덕이다. 하여 그때의 교육방법엔 하등의 불만이 없다.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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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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