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마살이
아내를 내버려 두었다.
병원 가는 날.
아내는 어릴 적
형제 생각났겠지.
쫓던 무지개 놓치고
꾸던 꿈도 잃고서
애달파 머리 털고
병원 갔겠지
오늘.
아내는 밥통을 뵌다.
아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나도 따로 아내도 홀로.
내시경.
아내도 나도 생각지 못했던
요물(妖物)내시경.
떨지 마라.
그거 안 한 사람도 많다.
그거 한 사람도 많다.
그거 거위 같은 죽은 벌레니
두려워 말라
하지만,
살 사람은 살릴 거다.
그거 별거 아닌 것.
내 사랑.
내시경은 무생물
당신은 사람, 나위 없는 내 사랑
그러니 떨지 마라
내시경 믿을 수 없어
당신 곁에 내가 있으니./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