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외통넋두리 2008. 12. 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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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6753.990920 주머니

 

 

확 털어버리고 새로 짓고 싶다,

확 지워버리고 새로 그리고 싶다.

 

 

아내도 나도 못하니

아예 생각나지 않게

미물이 되고 싶다.

 

아내는 무너지고 나는 없어진다.

 

 

꽃길이래도 아내보고

먼저 가랄 수는 없는 노릇

 

내 심장은 이미 멎었고

그림자인지,

허깨비인지

움직이는 어제 오늘.

 

 

시련은 꽃 봉우리

나는 이대로 꺼져 들어가도

아내의 아픔에 비길 수 없는 것.

 

무엇으로 위로 하랴

가슴을 치고 울분을 토한들.

할 바 몰라 차라리 미치면 좋겠다.

 

아내는 오늘도 말없이

말의 의미를 버린다.

 

아픔을 지울 수도 외로움을 털어낼 수도

죽음을 입에 담을 수도 없다.

 

 

생각은 지난날에 맴돌다

앞날에 스러지니 머리만 졌네.

도리질 하네.

 

 

아내는 말 않는다.

 

아내는 주머니를 찼다.

 

치마 속에 차지 못하고

옆구리를 뚫어 배알에다 매달았다.

 

 

한을 녹인 말이

줄을 타고 고무주머니 속에

점점이, 아내를 담아낸다.

 

 

동전 한 닢 손자 주어야 할 때,

고무주머니 속에  자기를 담아,

보고 한숨지고

만지작거리며 눈물진다.

 

바라보는 나.

가슴 탄 재가 콧구멍으로 입으로

온 방을 물들인다.

 

숨이 막힌다.

 

아내가 주머니를 떼고 훨훨 뛰어 다닐 날

나는 꽃향기를 뿜으리라.

 

서러움을 담아 녹인 담즙

억울함이 응어리져 맺힌 담즙

고혈이 고이는 주머니에

 

 

가여워 나 입 맞추노라.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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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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