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 4
6818.010422 진혼 4
삼성산 수련원에 다녀오면서 적습니다.
그동안 많은 날, 심신의 괴로운 나날을 보냈지요. 그러면서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깨달음으로서 다시 새로워지네요.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요.
당신이 죽음을 앞에 두고 나를 생각하여, 나의 방황을 미리 짐작하여, 나를 하느님께 인도하면서 먼저 하느님께 향하는, 그런 당신의 깊은 뜻을 아직까지 몰랐었소.
불현듯 생각나는데,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러 갈등과 고뇌 속에서도 꾸준히 나를 지킨 것은 당신이 마지막 한 때, 병상에서 영성체를 하는 그 모습을 되새김으로써 가능했지요. 너무나 애절하고 순수했었기에 한시도 잊지 못하고 지낸 탓이 아닌가 싶소. 이 생각은 매시간, 아니 매 순간마다 이어지는 테, 모름지기 내 의지와 지각이 다하는 날까지 이어질 것 같소. 해서 오늘까지 꿋꿋이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이지요.
당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단지 죽음을 하느님께 의탁하는 순수한 어린이로서 나를 걱정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참으로 고맙고, 하느님이 당신과 나에게 끈을 이어주는 은총을 내리신다고 여겨서 무하이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지요. 내 여기서 당신을 위해 하느님께 끊이지 않는 기도로 일관하리니 당신 또한 내 이승의 육신을 유혹에서 건져내도록 하느님께 의탁하여 이끌어 주기 바라오.
생각이 충만하지만 표현능력은 만 분의 일도 못 미치니 이 능력 또한 내게 주어 간절한 내 마음을 드러내게 해주시오.
나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