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애착이나 삶의 의지와 반비례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 불확실한 미래를 과거의 회한으로 새기며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행동, 탯줄도 아니요. 천당에의 인도 두레박줄도 아닌 두 개씩 달린 담즙(膽汁) 유도관을 매만지며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내 찢어지던 가슴, 그때의 내 마음을 되새겨 눈물을 글썽이며 그 심경을 여기 적습니다.
매일 새벽 미사에 나아가 바치는 기도의 외침입니다.
바라건대, 저의 간구가 성모님과 성인 성녀들의 전구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과 함께 성부와 일치되어서 이승에서 그 간곡히 바라던 당신 삶이 천국에서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이승에서 바라던 뜻이 이루어져서 주님과 함께 지내다가 재림 때 부활하여 지상의 나와 더불어 못다 한 당신의 소망을 이루고, 더불어 천상에서 함께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저미는 가슴을 움켜주고 주님 앞에 나가 무릎 꿇고 빕니다.
문득문득 살아 다가오는 당신의 모습, 하지만 잡히지 않는 당신의 옷자락, 허우적거리며 어쩔 수 없이 이대로 토해냅니다. 이럴 때 시인이 되었더라면, 이럴 때 화가가 되었더라면, 이럴 때 노래하는 사람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후련할까, 싶기도 합니다. 이래도 저래도 못하는 미흡한 나를 깨닫고 전능하신 하느님께 의탁하여, 바라고 귀를 기울입니다.
또 만납시다. 힐라리아.
주체 못 할 사랑. 힐라리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