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로마노(Romanus)
99165.090813 아버지의 마음
여든두 살의 아버지와
쉰두 살 된 아들이
거실에 앉아 있었답니다.
.
그때
참새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답니다.
.
노인이 물었답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답니다.
‘참새예요, 아버지.’
.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답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말한답니다. ‘참새라니까요.’
.
조금 뒤
아버지는 또 물었답니다.
세 번째랍니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을 낸답니다.
‘글쎄, 참새라니깐요.’
.
한참 있다
아버지는 또 물었답니다.
네 번째랍니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를 낸답니다.
‘참새라고요!
왜 자꾸 같은 물음을 되풀이 하세요?’
.
.
.
.
한참 뒤였답니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온답니다.
그러고는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한답니다.
.
아들은 읽는답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짜리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가 있었답니다.
.
“오늘은
참세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하고 물었다.
나는
참새라고 답해 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스무 번을 똑같이 물었다.
아들을
안아 주며
끝가지 다정하게 답해 주었다.
참새라고.
같은 답을
스무 번 해도 즐거웠다.
새로운 것에 관심 갖는 아들이 사랑스러웠다.”
.
.
.
세상의
부모 마음은 모두 같답니다.
그분께서도
부모님의 마음을 지니셨답니다.
.
그분께서는
‘수종 앓는 이’를
아버지의 시선으로 보시어
그 날이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쳐주셨답니다.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도
율법을 어긴다고 주장하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처럼
심판관의 시선으로 보지 않았답니다.
우리는 무엇이 우선인지를 깨달아야 한답니다.
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