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에게
헤어지고 나면
금방 다시 보고 싶은 그리움으로
너희의 고운 이름을 불러본다
마음이 답답할 때면
죄 없이 맑아서 좋은
너희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하루의 창을 연다
진정 너희가 살아 있어
세상은 아직
향기로운 꽃밭임을 믿으며
희망의 꽃삽을 든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를 살면서
자주 믿음이 흔들리다가도
너희를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고 부드러워진단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눈물 흘릴 줄 아는
따뜻함을 다시 배운단다
아직은 어둠을 모르는
그 밝은 웃음과 순결한 눈빛으로
부디 우리에게 힘이 되어다오
지혜와 성실의 기름으로
등불을 밝히고 우리를 이끄는
작은 길잡이가 되어다오
진리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고
마침내는 선이 승리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는
푸른 힘이 되어다오
사랑하는 소녀들아
밤하늘의 별들처럼
먼데서도 우리를 비추어주는 너희
항상 꿈을 잃지 않는 너희가 있어
오늘도 기쁘단다, 우리는
새롭게 길을 간단다, 우리는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