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속처럼 부푼 하늘 밑에는
마구 뜯어 던진
구름 밑에는 새,
그 아래 내 자전거
뚝방 길은 망초 꽃을 데리고
자꾸 뒤로 밀리고
구름 그림자는 벼논 위를
마구 달려 앞질러가고. /장철문
저 아래편에 벼가 푸르게 자라는 논이 있다. 자라는 벼를 핥듯 논 위로는 구름 그림자가 지나간다. 시인은 자전거를 타고 방죽을 달린다. 여름날이어서 방죽길가에는 하얀 망초가 한창 흐드러지게 피었다. 시인의 자전거 바퀴는 쾌속으로 여름 속을 내달린다. 새도 쏜 화살과 같이 빠르게 날아간다. 시원하게 불어가는 맑고 서늘한 바람처럼
구름도 높이 떠 들판을 지나가고 산봉우리를 넘어간다. 구름은 밀가루를 반죽해 공중에 떼어 던진 것 같다. 마치 어머니께서 수제비를 만드실 때처럼. 아무튼 구름도 새도 자전거도 망초꽃도 뚝방길도 구름 그림자도 벼논도 풍선처럼 부푼 하늘 아래 있다. 어머니께서 머리에 광주리를 이듯 하나의 여름 하늘을 똑같이 이고 있다.//문태준 시인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