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사 풍경

시 두레 2016. 4. 1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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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 풍경

양수강이 봄물을

산으로 퍼올려 

온 산이 파랗게

출렁일 때

 

강에서 올라온

물고기가

처마 끝에 매달려

참선을 시작했다

 

햇볕에 날아간

살과 뼈

눈과 비에

얇아진 몸

 

바람이 와서

마른 몸을 때릴 때

몸이 부서지는

맑은 소리. /공광규

 

 

 

   산에는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이 짙다. 산사의 처마 끝에는 풍경을 달아 놓았다.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풍경은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맑고 은은하다. 그 소리는 흰 사기그릇에서 나는 소리 같다. 그 소리는 살이 빠지고 몸이 말랐다. 욕정을 버렸으며 탁하지 않다. 마음을 허공처럼 비웠다. 헛된 말을 하지 않고 화려함을 버렸다. 깨끗한 달 같다.

    그러므로 풍경 소리는 단조롭지만 거듭해서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끝까지 첫 마음 그대로다. 푸릇푸릇한 새날의 아침을 맞는 기분이다. '괴롭고 헛된, 허위와 허상에 매인 불량한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진실하여 마음이 흡족하게 살고 싶다'라고 쓴 시인의 문장을 이 시와 함께 읽는다.

    //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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