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는 법

시 두레 2016. 4. 2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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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법
                                        
사과를 해도 받아 주지 않는다
가맣게 눌어붙은 상처가 벗겨지지 않는다며
전화를 끊는다

그새 감자 솥이 까맣게 탔다
사과 껍질 넣고 끓이면 눌어붙은 걸 벗겨 낼 수 있다지
껍질뿐이겠는가, 사과 하나 잘라 내 씨까지 끓였다
며칠 물에 불려도 소용없던 숯검정들이 차츰차츰 벗겨진다

껌질을 벗긴 자존심
가슴속 미움의 씨까지 쪼갠 사과가 다시 전화를 건다
이번엔 푹 끓여야겠다.

/ 서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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