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偶吟(우음)내 생애

城下蝸廬是我家(성하와려시아가)

                                          성 밑의 달팽이집은 바로 내가 사는 집

城隅薄土卽生涯(성우박토즉생애)

                                 성 모퉁이 박토(薄土)는 다름 아닌 나의 생계.

官銜已納欣無事(관함이납흔무사)

                                 직함을 예전에 반납해 할 일 없어 홀가분하나

公糴勤求患不多(공적근구환부다)

                                    환곡을 열심히 구해도 부족한 건 걱정된다.

曲浦波恬魚産子(곡포파념어산자)

                            물살이 잔잔한 물굽이에는 물고기가 새끼를 낳고

前山雨足蕨抽芽(전산우족궐추아)

                                비가 많이 온 앞산에는 고사리 순이 솟아난다.

閑居飽得江湖趣(한거포득강호취)

                                  강호에서 한가로이 사는 정취는 물씬 나기에

萬戶三公莫此過(만호삼공막차과)

                                만호후(萬戶侯) 정승이 이보다 낫진 않으리라.

 

   숙종 때의 문인 백야(白野) 조석주(趙錫周·1641 ~1714)가 나이 들어 썼다. 그는 낮은 관직에 오륙 년 있다가 일찍 은퇴하였다. 평생 대부분을 특별한 직업 없이 보낸 그가 생애를 되돌아보았다. 사는 집은 성 안의 오두막이고, 생계는 소출이 적은 박토에 불과하여 참 곤궁한 인생이다. 퇴직하니 홀가분하기는 한데 늘 굶주림에 허덕인다. 여유가 없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죽으란 법은 없다. 물고기가 새끼를 많이 친 물굽이도 잘 알고 있고, 고사리 순이 지천인 산자락도 앞에 있다. 배는 고파도 강호에 사는 멋은 만끽한다. 이 정도 살면 정승보다 낫다고 허세를 부려도 안 될까?// 안대회·성균관대 한문학과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홉스굴 부근  (0) 2016.02.02
그들의 봅  (0) 2016.02.01
겨울 이야기  (0) 2016.01.30
봄바람  (0) 2016.01.29
입춘 무렵  (0) 2016.01.28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