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시 두레 2016. 1. 30. 05:02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겨울 이야기

 

겨울 날씨 맵다 해도

풀씨는 살아 있다

언 가슴 추스르며

풀무질을 하는 저녁

어머니 빈손 터시며

군불을 지피신다

 

후미진 저 밭자락

휘어진 논두렁마다

솔 껍질 두둑 발로

고랑마다 누벼놓고

신새벽 하얀 아침도

입김으로 녹이셨다

 

그런 날은 씨앗들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살얼음 낀 땅 밑으로

손을 불며 길을 내는

뜨거운 물줄기 흘러

목젖까지 차올랐다

 

겨울은 오지게 추워야

해충 알이 죽는단다

매서운 동장군에

덕담을 붙이시며

복수꽃 노란 눈망울

먼눈으로 보시는 듯  /전정희

 

   '오지게' 추우면 군불을 때며 느른히 죽치곤 했다. 긴 휴식에 든 들판처럼 시골 겨울은 그렇게 쉬어도 괜찮았다. 그런데 도시의 삶은 휴식도 힘들고, 변방으로 밀리면 더 가혹한 혹한에 처한다. 어서 따뜻한 시절 오기만 고대하는 쪽방에는 겨울 볕이 짧기만 하다.

  그래도 '살아 있다'고 뒤척이는 '풀씨'들을 만나러 봄은 또 온다. 조만간 '목젖까지' 차오른 옹알이들이 만천하에 터질 것이다. 그러고 보니 곧 입춘(立春), 어디선가 '씨앗들의 숨소리'가 옴직옴직 들리는 것만 같다. 눈을 뒤집어쓰고도 웃는 '복수꽃 노란 눈망울'도 방글방글 터져 나오리라.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들의 봅  (0) 2016.02.01
偶吟(우음)내 생애  (0) 2016.01.31
봄바람  (0) 2016.01.29
입춘 무렵  (0) 2016.01.28
제비꽃  (0) 2016.01.27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