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시 두레 2015. 8. 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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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구름은 만삭이다.

   양수가 터진다.

   흰 접시 수만 개가

   산산이 박살난다.

   하늘이 천둥 놓친 뒤

   낯색이 파래진다.

   /장석주(1954~ )

 

   그야말로 작열하는 태양의 계절이다. 계속 달아오른 태양 아래 세상은 온통 가마솥 속이다. 뜨거워지는 지구 안에서 온갖 생명의 여름나기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진다.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 혹시 사람의 체온도 높아질까. 폭염에 지쳐 늘어져 있다 보면 별생각이 다 든다.

   그때 세상을 깨부술 듯 내리쏟는 소나기! 폭염 속 소나기는 반갑기 그지없다. '만삭' 구름의 예고가 없을수록 '양수가 터'지는 난장은 시원하다. 그 기습으로 마구 흐트러지는 거리에는 돌연한 생동(生動)이 넘친다. 바야흐로 '흰 접시 수만 개가 산산이 박살'나는 순간의 가경(可驚)! 잠시 후 하늘이 파래지면서 태양은 더 뜨겁게 쏟아지리라. 그래도 소나기 없이는 한껏 늘어진 한여름 만물의 춤을 만날 수 없다.

   몇 년 전 시조를 함께 묶어낸 시인의 시집에서 소나기 한줄기를 시원하게 맞았다. '흰 접시 수만 개'의 박살을 묘파한 즐거운 난장이 짧은 단수 안에서 길게 남는다. 한여름 구름장의 돌연한 난장, 소나기 죽비가 오늘따라 간절하다.//정수자 시조시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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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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