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레사프는
세월이 거꾸로 흐르는 강
쓰레기 나뒹구는 강변 둔치엔
덩굴나무 줄기로 얼기설기 엮은 벽
엉성하게 풀잎으로 덮은 지붕
원시시대의 움집 같은 곳
그 옆에 서서
흙먼지 날리는 길가에서
전쟁터의 폐허 같은 쓰레기 더미에서
깡마른 막대 그림자처럼 흔들리는 아이들
꾀죄죄하고 헐벗은
헝클어진 쑥대머리 형상을 한
흘러간 기억 거꾸로 더듬으면
어릴 적 내 조국 땅에서 본 듯한 어렴풋한 기억
‘천 원, 천 원’
갈퀴손 내미는 아이들
누런 황토를 머금은 톤레사프는 말없이 흐르는데
가난의 때가 저린 수상가옥
아열대 태양은 해종일 따갑게 내리쬐는데
‘아저씨 원 따라, 원 딸라’
치근덕 치근덕 따라오는 애달픈 음성
/임봉주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