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들의 무도회

시 두레 2015. 8. 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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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들의 무도회
                                        
꿈은
아버지의 몸속을 흐르다
꿈은
어머니의 몸속을 흐르다
사랑의 더운 숨결로
꿈이 꿈을 만나
어머니 배 속 둥지에서
열 달 동안 꿈꾸다가
여름 밤하늘 별똥별처럼
몸 밖 세상으로 불쑥 떨어지는 꿈
그 꿈 덩어리가
또 꿈을 꾸며 무럭무럭 자라나
유년기의 꿈
소년기의 꿈을 지나
왕성한 청년기의 꿈으로 자라나
꿈속에 또 꿈의 씨앗을 기르지

우리들 꿈만이 아니지
부엉이의 꿈
올빼미 꿈
황금박쥐의 꿈
올챙이의 꿈
새봄이면 종달새의 꿈
한여름이면 반딧불이의 꿈
가을이면 들국화의 꿈

그들만이 아니지
달팽이의 꿈
지렁이의 꿈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가 꿈을 꾸지
천년의 은행나무는
천 년 꿈을 꾸었지
하루살이는
단 하루 동안 꿈을 꾸지

사는 게 꿈이라면
이별 또한 꿈이지
지구는 
온갖 꿈들의 가면무도회 

/임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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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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