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峽行雜絶 (협행잡절)딱따구리

 

山翁夜推戶(산옹야추호) 산 늙은이 한밤중에 지게문 열고서

四望立一回(사망입일회)     사방을 둘러보더니 투덜거리네.

生憎啄木鳥(생증탁목조)       "얄미워라, 저 놈의 딱따구리!

錯認縣人來(착인현인래)      누가 마실 온 줄 알았네 그려."

 

   19세기 전기의 시인 대산(對山) 강진(姜溍·1807~1858)이 서울을 떠나 강원도 일대를 여행할 때 썼다. 산골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몇 편의 시로 묘사했는데 그중 하나다. 매우 짧은 순간 눈앞을 스쳐 지나간 풍경이다. 한밤중 노인이 방문을 열고 마당에 나와 사방을 휘 둘러보고서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그가 마당을 나온 이유는 딱따구리 때문이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를 듣고서 이웃 마을에 사는 친구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나 보다 착각하여 서둘러 나왔다. 그러나 인기척은커녕 사위(四圍)가 고요하다. 에이! 오늘도 저 딱따구리란 놈에게 속았다. 허탈하게도 늘 저 놈에게 속는 것은 사람이 그리운 때문이다. 밤하늘의 한없는 고요는 어디선가 나를 찾아올 사람을 기다리게 만든다.

   //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산 우체국  (0) 2015.06.09
모자  (0) 2015.06.08
밀밭은 바람을 마구 흔들어(고호의 까마귀 떼 나는 밀밭에 부쳐)  (0) 2015.06.06
꽃처럼 지기  (0) 2015.06.05
이것은 진실이야  (0) 2015.06.04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