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진실이야
조리를 흔들어서 쌀을 일듯이
물은 빼고 건대기만 채에 건지듯
건너온 시간들은 잊어버리자
깡그리 잊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우리는 애초부터 몰랐던 거야
가라앉은 앙금은 견질 수 없어
바람도 자고 새소리도 멈췄는데
어쩌자고 끝끝내 돌이 되려하는가
천 사람이 천 마디로 만류한다 해도
묶어두고 싶지 않아,
보내고 싶어
세상에는 초연한 이별도 있어
하늘이 쏟아질 듯 부릅뜨고 있든지
불길 같은 눈으로 내려다보든지
부디 마음 놓고 날개를 펴!
화창 하구나
이것은 진실이야
나의 전부야
/이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