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

시 두레 2015. 6. 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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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

                  먼 곳의 누가

                  손톱을 깎는지

                  토란잎 같은 하늘

                  톡톡톡 두드리며

                  비 오네

                  소쿠리 가득

                  푸성귀 얹는 소리 /권영오

 

때 이른  폭염이 계속되니 하늘을  자꾸 올려다보게 된다. 비라도 좀 내려주지, 장대비 시원하게 뿌려줄 생각 없으면 이슬비라도…. 더위를 식히기엔 소낙비가 제일이지만, 가랑비나 보슬비나 이슬비도 연일 끓어대는 열기를 조금은 식혀줄 테니 말이다.

   이름도 많은 비,그중에도 이슬비는 나지막한 소리로 섬세하게 내린다. 그런 비에서 '손톱' 깎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가. 손톱 깎는 소리라니! 내리는 소리보다 모양을 도드라지게 그려오던 이슬비에 새뜻한 느낌이 실려 온다. 그건 '토란잎' 따위에 비가 내릴 때 '톡톡톡' 두드리듯 번져가는 소리의 문양 같다. 아니, 이슬비가 '푸성귀'에 가만가만 내려 고여 있다가 토독, 톡, 떨어지는 소리 같다.

   고요히 머금고 있다 톡 떨어내는 이슬비 소리에 귀가 활짝 열릴 때 '소쿠리 가득 / 푸성귀 얹는 소리'가 소음에 지친 귀를 적셔준다. 소쿠리에 푸성귀를 얹는 소리라니! 오월부터 몰려온 폭염으로 걱정이 앞서는 올여름, 싱싱한 푸성귀라도 한 쌈씩 먹으며 긴 더위를 헤쳐가야 하리라.//정수자시조시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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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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