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끝 간 데 없는 우주 속에서
나의 존재란
바닷가 모래알 중의 한 톨
아니, 모래알보다 작은 티끌
티끌인 내가
영생을 꿈꾸고
슬픔에 눈물 짓습니다
그 티끌인 내가
우주를 측량하고 헤아려 보지만
불행히도
내가티끌인 줄 잊고 지냅니다
만물이 나를 위해 존재한 양
착각 속에 살고
나의 기쁨이 온 세상의 기쁨이요
나의 슬픔이 온 세상의 슬픔인 양
생각합니다
나의 한평생이
어느 별에선 단 하루에 불과하다면
나의인생이란, 하루살이 꿈
그 하루살이 꿈마저 기쁨으로 충만하지 못하고
애증에 부대끼다 시드는 것이라면
나는
바람 앞에 서서 울고 있는 갈대
/임봉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