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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위적막(艱危寂寞)

"이기기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지게 마련이다. 건강을 과신하는 자가 병에 잘 걸린다. 이익을 구하려는 자는 해악이 많다. 명예를 탐하는 자는 비방이 뒤따른다.(好勝者必敗, 恃壯者易疾, 漁利者害多, 鶩名者毁至.)" 청나라 신함광(申涵光·1619~ 1677)이 '형원진어(荊園進語)'에서 한 말이다.

 

앞만 보고 내닫던 발걸음이 주춤해지는 세밑이다.   언제나 좋기만 한 세월은 없다. 한꺼번에 내닫다가 걸려 넘어진다. 몸을 과도하게 혹사하여 병을 얻는다. 내 승리는 남의 패배를 밟고 얻은 것이다. 칭찬만 원하면 비방이 부록으로 따라온다. 한자락 쉬어 되돌아보고, 점검하며 다짐하는 내성(內省)의 시간이 필요하다.

 

송익필(宋翼弼·1534~1599)의 '객중(客中)'시는 이렇다.   "나그네 살쩍 온통 흰 눈과 같고, 사귐의 정 모두 다 구름인 것을. 시련 속에 사물 이치 분명해지고, 적막해야 마음 근원 드러난다네. 세상 멀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외론 자취 헐뜯음 분간 안 되네. 산꽃은 피었다간 다시 또 지고, 강 달은 둥글었다 이지러지네."

 

나그네로 떠돌다 언뜻 물에 비친 제 낯을 보니, 귀밑머리 털이 어느새 성성하다. 그 좋고 많던 친구들도 구름처럼 흩어져 아무도 없다. 뼈아픈 간난(艱難)의 시간을 겪고 나니 그제야 비로소 세상 이치가 분명하게 보인다. 그땐 왜 몰랐을까? 적막 속에 자신과 맞대면하는 동안 내 마음의 밑자락을 가늠하게 되었다. 세상길은 이미 저만치 비껴 있으니, 생각 없이 이러쿵저러쿵하는 말에 마음 쓰지 않으리라. 홀로 가는 길에서 이런저런 비방쯤이야 개의치 않겠다. 꽃은 피었다간 지게 마련이니, 지는 꽃을 슬퍼하랴. 달은 찼다간 기우니,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없다.

 

특별히 시의 3, 4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람에게는 간위(艱危)의 시련만이 아니라 적막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역경 없이 순탄하기만 한 삶은 단조하고 무료하다. 고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마음의 길이 비로소 선명해진다. 이 둘을 잘 아우를 때 삶이 튼실해진다. 시련의 때에 주저앉지 말고, 적막의 날들 앞에 허물어지지 말라. 이지러진 달이 보름달로 바뀌고, 눈 쌓인 가지에 새 꽃이 핀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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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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