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론(軍器論)

고사성어 2015. 1. 24.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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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론(軍器論)

활을 들면 좀먹은 부스러기가 술술 쏟아지고,   화살을 들자 깃촉이 우수수 떨어진다. 칼을 뽑으니 칼날은 칼집에 그대로 있고 칼자루만 뽑혀 나온다. 총은 녹이 슬어 총구가 꽉 막혔다. 다산 정약용이 '군기론(軍器論)'에서 당시 각 군현에 속한 무기고의 상황을 묘사한 대목이다. 갑작스런 환난이 닥쳤을 때 온 나라가 맨손뿐인 형국이니, 이는 외적 앞에 군대를 맨몸으로 내보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지금 당장 위급한 상황이나 눈앞의 근심이 없다 하여 군대에 제대로 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찌 위난에서 나라를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

 

또 근세에 남의 나라를 치려는 자는 기이한 기계와 교묘한 물건을 만들어, 한 사람이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가만히 앉아서 남의 성을 무너뜨린다. 중국과 일본은 엄청난 화력을 지닌 홍이포(紅夷砲)를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이들은 이러한 군기(軍器)를 앞세워 다시 쳐들어올 것이다. 그런데도 조선의 군사 훈련이란 것은 활고자가 벗겨지고 살촉도 없는 화살로 백 보 밖에 과녁을 세워놓고 이를 맞히게 하는 것이 고작이다. 맞히면 절세의 묘기라고 찬탄하니 이 얼마나 순진하고 소박하며 사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짓인가 하고 통탄했다.

 

유성룡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징비록(懲毖錄)'을 남겼다. 징비는 '시경'의 '소비편(小毖篇)'에 나오는 "내가 경계함은 후환을 삼감일세(予其懲而毖後患)"는 구절에서 따온 말이다. 책 속에는 일본에 대한 규탄보다 우리 내부 문제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자기반성이 담겨 있다. 그는 이후 전란의 처절한 체험과 문제점을 살펴, 훈련도감을 설치하고 군사 교본을 새로 마련해 훈련을 조직화하며, 무너진 산성을 수리하는 등 국방의 기틀을 세웠다.

 

'조선왕조실록' 숙종 38년 4월 22일자 기사에 보면 통신사가 일본에 갔다가 이 책이 그곳까지 흘러들어 가 읽히는 것을 보고 놀라 왜관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선인의 간절한 진단과 처방은 늘 저들이 먼저 연구 분석하고, 우리는 소 다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느라 항상 바쁘다. 나라가 망한 뒤에 충신을 기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의로운 죽음을 찬양하기보다, 평소의 징비를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가동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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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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