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동의보감

고사성어 2014. 12. 22.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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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동의보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중국에서 출판된 '동의보감(東醫寶鑑)' 이야기가 나온다. 25책으로 간행된 이 책은 판본이 몹시 아름다웠다. '동의보감'은 의서로서 콘텐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국에서도 오랫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연암은 책이 몹시 탐나서 꼭 사고 싶었지만 5냥이나 되는 책값 마련이 어려워, 결국 능어(凌魚)란 이가 중국판 앞에 쓴 서문만 베껴 써오고 만 것을 두고두고 애석해했다.

 

능어는 서문에서, 구석진 외국 책이 중국에서 행세하게 되었으니 담긴 이치가 훌륭하다면 땅이 먼 것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했다.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을 먼저 서술하여 근본을 다지고, 외형(外形)을 서술하여 자세한 풀이를 보탰으며, 이후 잡병의 해설과 탕약(湯藥)과 침과 뜸을 서술하는 정연한 체계를 갖춰, 사람의 몸뚱이에 광명을 안겨 주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동의보감'에는 '천원옥책(天元玉冊)'에서 '의방집략(醫方集略)'까지 80여종의 의서를 인용하였는데, 그 가운데 조선의 의서는 단 3종뿐이라고 했다. 그나마 어떻게든 중국인의 자존심을 세워보려는 의도에서 보탠 말이다.

 

광동 지방에 관리로 내려오게 된 왕씨 성을 가진 이가 사람을 구제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으로 조선에서 중국 황제에게 예물로 바친 것을 베껴 오게 해서 사비로 출판했다. 그 결과 천하의 보배를 천하가 함께 나눌 수 있게 했으니,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책의 바탕이 된 이론적인 콘텐츠는 사실 저들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임상 자료로 수백 권에 달하는 조선 왕실의 내부의방(內府醫方), 즉 궁중의 오랜 처방전이 활용되어 근거를 제공했다. 편찬도 허준(許浚) 개인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유의(儒醫) 정작(鄭碏)과 의관 양예수(楊禮壽) 등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낸 국가적인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중국 사람도 깜짝 놀랄 새로운 의서가 탄생할 수 있었다.

 

금번에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자 중국의 중의학계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다고 덩달아 한의(韓醫)가 중의(中醫)보다 우수한 것이 입증되었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그때도 콘텐츠의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경쟁력의 관건이었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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