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군고구마
꿈길에 어머니는 나와 함께 걸으셨다
실비 오락가락하는 오후
내 눈에 반쯤 쪽잠 감겨드는데
젖은 손 겨운 짐
평생 홀로 구부정한 어개에 지시고
바닷물 심정으로 버티어 오신 분
큰일을 겪으셔도
애가슴에 품은 무늬결 고운 여인이여
내 가슴에 오늘도
실핏줄그리움이 감돌아라
어머니 소쿠리엔 언제나
샛거리로 군고구마 그뜩그뜩
어머니 정여울 흘러넘쳤어라
어머니 사랑의 뜰억에
모듬거리던 팔남매 이제는 돌아와
어머니의 군고구마
대소쿠리에 들어앉아 있다
띠앗 담은 소쿠리 언저리엔
어머니강물만 흘러흘러
박꽃사랑 고구마 내음으로 피어오른다
/김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