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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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는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의 눈에는
오히려 어리석음이라고 말한답니다.
<코린토 1서 3,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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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욕구가, 앎의 의지가,
성공에 대한 집착이 넘치는 시대에 사는 우리가
참으로 진지하게 묵상해야 하는 말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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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 어리석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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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애써 얻어 이룬 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서
성공적으로 인생을 잘 이끌었다고 인정받거나
경륜이 있다는 평판이 그 기준이 될 수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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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의 기준은
참으로 단순하답니다.
,
그리스도와 함께하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자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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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모어, 그는 세속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다. 세속 안에 있으면서도 세속에 묶이지 않고 살았다. 세속으로부터의 자립과 하느님을 위한 내적 자유를 지켰던 것이다. 그는 재산은 즐기면서도 마음만은 임자이신 하느님께 맡기고 살았다. 그리스도인에게 결정적인 것은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랑스러운 자유를 지키는 데 있다. 이 자유란 바로 세속 사물에 대한 관심을 사양하는 데서 드러난다. 가시적 사양이 아니라 내적이며 인격적인 사양이다.” <스위스 출신의 신학자 한스 큉 신부>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