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에게 인사
혼자 노는 날
강아지풀한테 가 인사를 한다
안녕!
강아지풀이 사르르
꼬리를 흔든다
너도 혼자서 노는 거니?
다시 사르르
꼬리를 흔든다 /나태주
길가나 들에 흔하고 흔한 것이 강아지풀이다. 키가 꽤 작다. 잘고 보드라운 털을 코끝에 손바닥에 목덜미에 살짝 대면 살근살근 잘도 간질인다. 바람에 흔들릴 때는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어 누군가를 반기는 것 같다. 아이들과 가장 친한 풀이다. 시인은 이 강아지풀에게 가서 말을 걸고 있다. 몸을 굽혀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맞추고 있다. 대수롭지 아니하다고 여길 만한 풀에게 인사를 한다. 심심하던 차에 함께 놀자고. 외톨이였으나 이제 서로 짝이 되자고. 꾸밈없는 순수한 마음이 쓴 시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은 단 3행의 짧은 시이지만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가 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썼다. 이러한 마음이라면 누구와도 금세 사귀어 친해질 수 있고, 정이 깊게 들 것이다.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중얼거리며 외워 본다. 기쁨이 온다. /문태준; 시인/ 조선읿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