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보리(菩提)
열 살 땐가 어머니와 둘이서 보리밭 매다가
밭둑 가 소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먹는 데
무심결에 발을 타고 오르는 개미 한 마리
손으로 툭 털어내어 발로 밟았다
어머니는 낭패한 표정으로 손사래 치시며
큰아야 그라지 마라
그라마 개미들이 더 달라든다 잘 봐라
하시며 개미 한 마리를 집어
오므림 손바닥 가운데 놓고는
탁탁 두어 번 손뼉으로 혼내 놓고는
땅에 조심스레 놓아주셨다
그라마 야가 저그 친구들한테 가서
그게 가마 큰일 난다꼬 가지 마라 안 카겠나
마 죽이삐리마 다른 아들이 우애 알겠노 하셨다
손뼉소리에 놀라 겁먹은 개미보다
내 마음이 더 먹먹하였다
/김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