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시 두레 2014. 5. 4.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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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뜨거운 말을 삼켜 목젖이 타버렸습니다
         차라리 손바닥에 불도장을 주십시오
         가슴이 불집 같아도 꺼낼 수가 없습니다
/
김영수

 

   참담한 나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진심도 모독으로 느껴질 때. 진도 참사의 유가족이야 말할 나위조차 없지만, 바라보는 이들도 비탄과 상실감, 자괴감에 깊이 빠졌다. '대충'과 '설마'와 '협잡'의 모임인 세월호 침몰, 우리 사회에 가하는 뼈아픈 형벌 앞에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뜨거운 말'을 하도 삼키고, 뜨거운 울음을 하도 흘려서 '목젖이' 다 타버리는 날들. '차라리' 하다가도 캄캄한 바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엄마 아빠들…. 차가운 바다에서 사랑하는 아이들 목소리는 계속 들려오건만 싸늘한 침묵밖에 찾을 수가 없다니, 그조차도 아직 못 찾고 있다니…. 그 가슴 가슴의 '불집'들을, 쌓이고 쌓인 울화들을 꺼내는 큰 손과 길이 절실하다.
   어떤 말로도 다시 피울 수 없을 꽃봉오리들의 희생 앞에, 또 다른 많은 가슴 저린 이별 앞에, 그저 같이 울며 깊이 고개 숙였을 뿐. 부디 좋은 세상에서 안식에 들기를 손 모았을 뿐이다. 시조차 사치스러워 마음 더 숙이노니…./정수자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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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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