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32,140420 나를 내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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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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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이란 무엇입니까?
부활의 의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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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은총은
바로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
우리 삶의 자리에서
우리 각자를 통하여 드러나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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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권력자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그분의 부활은 복음의 힘과 하느님의 은총이
세상을 이겼음을 똑똑히 보여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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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성령께서 이끄시는 사랑과
진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부활을 증언하는 우리 신앙인의 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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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4월 10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현대의 위대한 그리스도교 사상가인
프랑스의 샤르댕 신부가 뉴욕에서 선종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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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고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신학자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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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범한 통찰과
깊은 종교적 심성으로 온 우주를 관통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은총의 힘에 대하여 묵상하고서
자신의 평생에 걸친 과학적 연구의 참뜻을 깨달았답니다.
. '인간 현상'의 놀라움을 '신의 영역'
이라는 위대한 지평에서 바라본 그는,
부활에 기초한 신앙은 바로 이 세상과
우주가 사랑의 완성을 향해 진화하고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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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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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한 번,
단 한 번 한 사람의 정신에 나타나는 것으로 족하고,
결코 아무것도 그것이 사로잡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것으로 불타오르는 것을 저지할 수 없다."
. 이 진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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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부활 신앙은
샤르댕 신부가 말한 대로,
단 한 번 정신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결코 꺼질 수 없는 힘을 지니는 진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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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댕 신부는
이렇게 깨우쳐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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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앙 안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곧 세상의 중심이 되신 그리스도 안에 들어선다면
'세계는 분열과 완고함과 쓰라림에서 벗어날 것'
이라는 사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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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대로 이 신앙을 잃는다면
'빛은 사라지고 모든 것은 암울하며 해체될 것'
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한답니다.
. 사실 부활 신앙은
세상을 그 뿌리에서부터
소리 없이 변모시키는 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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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샤르댕 신부가 고백하듯,
육신의 눈으로 보기에는 예전과 같아 보이는 세계가,
믿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빛나고 생기가 있으며 사랑이 넘치고'
있는 것임이 감지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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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어두움과 분열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을 내는
부활의 힘에 희망을 두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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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랑의 완성으로
우주를 이끄시는 주님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세상의 변화를 위한 작은 도구로서
자신을 내어놓는 주님의 사도가 되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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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