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점(痛點)

시 두레 2014. 3. 24. 05:35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통점(痛點)


서문시장 가게마다 하나 둘 꺼지는 불

생선 대가리를 쳐야 먹고사는 친구 놈과

쉰 중반 피로를 놓고 대폿집에 기대 쉰다.


나잇살에 따라오는 그 무슨 통점 같은

신경이 곤두서서 생의 맛이 조여오고

경기에 턱턱 받히는 일과들로 가득한 몸.


점점 더 헐떡이는 된비탈 숨소리에

밀리고 휘둘리는 목숨도 짐이다 싶어

입술을 지그시 물고 대폿잔에 기대 쉰다.

 

   /채천수


   새 출발로 설레는 삼월의 속내를 보면 뒷받침에 휘는 허리가 많다. 학자금 대느라 덧쌓인 '쉰 중반' 또는 그 안팎의 피로가 심각한 것이다. '경기에 턱턱 받히는' 속에서도 등록금 간신히 넣고 나면 대출 이자 느는 소리만 커진다. 시장의 불이 일찍 꺼질 정도로 소비가 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생선 대가리를 쳐야 먹고사는' 게 삶이니 어쩌랴. 정 지치면 술잔에 기대서라도 넘어갈밖에. '생의 맛이 조여오'는 '된비탈'일수록 쳐내야 할 삶의 '대가리'도 많으니, 맞서면서 더러는 '대폿잔에 기대' 쉬면서 넘어가는 것이다. 살면 또 살아지는 법, '입술을 지그시 물고' 뭔가 쳐내며 오늘도 살아내야 한다. 작은 꽃다지들도 숱한 바람 속에서 피며 순명(順命)을 다하듯.

   /정수자:시조시인/그림:송윤재/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야 알았다  (0) 2014.03.26
할머니 브라자  (0) 2014.03.25
못의 사랑  (0) 2014.03.23
예쁜 꽃  (0) 2014.03.22
사람 그릇  (0) 2014.03.21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