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北)은 추운 곳. 시에서도 북은 춥고 쓸쓸했다. 북에서 찾던 새로운 길의 지엄함과 애달픔 때문이다. 그것이 민족을 위한 길이든 자신을 위한 길이든 그랬다. 새들에겐 어떠할까. 겨울 철새라면 북으로 가는 길은 월동(越冬) 후의 귀소(歸巢)겠다.
그런데 이 새는 더 먼 어딘가로 자신을 저어가는 것만 같다. '철썩/철썩''노 젓는 소리'가 차디차게 허공에 메아리친다. 그 사이로 '툭 툭'튀는 고요라니! 온 세상이 숨죽인 채 그 길을 건네주는 것만 같다. 그렇게 가야 할 무슨 소명이라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잠들기 전에 닿아야 할 숲이 부르는 것인가.
'노 젓는 소리'에 북을 향한 먼 눈길들이 겹친다. 이번 설은 또 어찌 지냈는가, 북을 향해 뜨겁게 모았을 손들이 스친다. 조류인플루엔자(AI), 가창오리의 떼죽음도 겹쳐 지나간다.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이 이어질지, 애먼 죽음들이 자꾸 밟힌다. 하지만 '별들 사이'혼자 북으로 가는 새는 저리 힘껏 노를 저으니 제 숲에 필시 닿으리라.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