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82.131030 꽃 피고 열매 맺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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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포도 재배(栽培)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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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둥지에서 알을 낳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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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바람이 몰아쳐
그 알이 떨어져 굴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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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 알은 아랫집의
닭장 틈으로 들어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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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기에 있던 닭은
이 알이 자기의 달걀인 줄 알고
품어 마침내 새끼를 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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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든 닭도
그 독수리 새끼를 닭으로 알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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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 독수리도
자기를 닭으로 착각하며 자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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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늘을 날고 있던 독수리가
닭장에서 닭들과 어울리고 있는
그 독수리를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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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던 독수리는
그에게 내려와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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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여기서 뭐하니?
왜 하늘에서 날지도 않고
여기서 모이나 먹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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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의
독수리가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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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야?
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닭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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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닭이라고?
아니야. 잘 봐!
네 날개랑 내 날개가 비슷하잖아.
나처럼 너에게는 큰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도 있어.
너는 독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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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닭으로 살아온
독수리가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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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나는 닭이야.
이곳 닭장에서 태어났고,
여기서 모이를 먹으면서 자라 왔단 말이야.
그러니 저 닭처럼 나도 날지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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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독수리는
그를 설득하지 못하고 하늘로 올라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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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닭인 줄 아는 독수리는
끝까지 닭으로 살다가 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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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
주인이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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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 해에도,
둘째 해에도, 셋째 해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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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것을 잘라 버리려고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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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이
바로 무화과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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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리지 않은
무화과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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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열매를 맺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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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에게는 그러한 꿈과 사명이 없다.’
고 여긴다면,
어리석은 독수리와 다르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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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