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십이곡

시 두레 2010. 5. 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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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십이곡


① 이런들 엇다하며 뎌런들 엇다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다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을 고텨 므슴하료.
② 연하(煙霞)로 지블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에 병(病)으로 늘거 가뇌, 이 듕에 바라는 일은 허므리나 업고쟈.
③ 순풍(淳風)이 죽다 하니 진실로 거즛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로 올한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영재(虛多英才)를 소겨 말삼할까.
④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自然)이 듣디 됴해, 백운(白雲)이 재산(在山)하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못하얘.
⑤ 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臺下)애 유수(有水)로다. 떼 만흔 갈며기난 오명가명 하거든, 엇더타 교교백구(咬咬白驅)는 멀리 마음하는고.
⑥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늬 그지 이스리.
⑦ 천운대(天雲臺) 도라드러 완락재(玩樂齋) 소쇄(瀟灑)한데, 만권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ㅣ 무궁(無窮)하얘라. 이 듕에 왕래풍류(往來風流)를 닐러 므슴할고.
⑧ 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야도 농자(聾者)는  듣나니, 백일(白日)이 중천(中天)하야도 고자(瞽者)는 못 보나니, 우리는 이목총명(耳目聰明) 남자로 농고(聾瞽)갇디 마로리라.
⑨ 고인(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고인 몯뵈, 고인(古人)을  뵈 녀던 길 알패잇네,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⑩ 당시(當時)예 녀든 길흘 몃 해를 바려 두고, 어듸 가 단니다가 이졔사 도라온고, 이졔나 도라오나니 년듸 마음 마로리.
⑪ 청산(靑山)은 엇뎨하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는 엇뎨하야 주야(晝夜)애 긋디 아니난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 호리라.
⑫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듕에 늙는 주를 몰래라

(해 설)



①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겠는가? 이렇게 산다고 해서 어떠하리오, 하물며 자연을 끔찍히도 사랑하는 이 병을 고쳐서 무엇하겠는가?
② 안개와 노을로 집을 삼고, 풍월로 벗을 삼아 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 이러한 가운데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한다.
③ 순풍(순박하고 좋은 풍속)이 죽었다 하는 말이 진실로 거짓말이로구나 ,사람의 성품이 어질다하는 말이 진실로 옳은 말이로구나, 천하에 허다한 영재를 속여서 말씀할까.
④ 그윽한 향기의 난초가 골짜기에 피어 있으니 자연히 좋구나. 백운이 산에 걸려 있으니 자연히 보기가 좋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 저 한 아름다운 분(임금)을 더욱 잊지 못하는구나.
⑤ 산 앞에 대(臺)가 있고 대 아래에 물이 흐르는구나, 떼를 지어서 가마귀들은 오락가락 하는데, 어찌하여 새하얀 망아지는 멀리 마음을 두는가.
⑥ 봄바람에 꽃이 산을 뒤덮고 가을 밤에 달은 누각에 가득차는구나, 네계절의 아름다운 흥이 사람과 마찬가지라, 하물며 천지조화의 오묘함이야 어느 끝이 있을까.
⑦ 천운대를 돌아서 완락재가 맑고 깨끗한데, 많은 책을 읽는 인생으로 즐거운 일이 끝이 없구나, 이 중에 오고가는 풍류를 말해 무엇할까.
⑧ 벼락이 산을 깨쳐도 귀먹은 자는 못 듣나니,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떠 있어도 장님은 보지 못하나니, 우리는 눈도 밝고 귀도 밝은 남자로서 귀먹은자와 장님같지는 말아라 (학문을 닦아 도를 깨우치며 살자).
⑨ 옛 훌륭한 어른이 지금의 나를 못 보고 나도 고인을 뵙지 못하네, 고인을 뵙지 못해도 그분들이 행하시던 길이 앞에 놓여 있으니 [그 가던 길(진리의 길)이 앞에 있으니], 나 또한 아니 가고 어떻게 하겠는가?
⑩ 그 당시에 학문에 뜻을 두고 실천하던 길을 몇 해나 버려두고, 어디에 가서 다니다가 이제야 돌아왔는가? 이제라도 돌아왔으니 다른 곳에 마음을 두지 않으리라.
⑪ 청산은 어찌하여 항상 푸르며, 흐르는 물은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칠 줄을 모르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아서 오래도록 높고 푸르게 살아가리라.
⑫ 어리석은 사람도 알며 실천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성인도 못 다 행하니 그것이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쉽거나 어렵거나간에 (학문 수양의 생활 속에서) 늙어가는 줄을 모르노라.


(의 미)

 

12수로 이루어진 연시조로 이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때를 만나고 사물에 접하여 일어나는 감흥을 읊은전 6수는 "언지(言志)"이고, 학문과 수덕(修德)의 자세를 노래한 후 6수는 "언학(言學)"이다. 전후 각 6수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도산 전후 육곡' 또는 '도산 육곡'이라고도 불리는데, 지은이의 친필로 된 목판본이 도산서원에 전해진다.
①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천석고황) - 아름다운 자연에 순응하면서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마음을 노래함.
② 자연에의 동화 -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여 살며 태평성대 속에 병으로 늙어 가는 작자의 모습, 이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속의 신선과 같은 모습으로 연상된다. 사실 이 병(病)은 이 작품이 작자의 만년(晩年)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노병(老病)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으나, 초장에서의 천석 고황(泉石膏 )의 상태나 앞 시조로 미루어 보아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병으로 해석을 하고 보면, 이 작품의 내용과 분위기가 더 더욱 운치가 있을 것이다.
③ 후덕하고 순박한 풍습 강조 - 순자의 성악설을 반대하고 맹자의 성선설을 지지하는 성리학적 입장이 나타나 있다. 또한 세상의 많은 영재들에게 성선설의 옳음을 말하며, 순박하고 후덕한 풍습을 강조하고 있다.
④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연군지정) - 벼슬 자리를 떠나 자연에 흠뻑 빠져 지내면서도 임금을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정을 노래함.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난초와 흰 구름은 인간의 영욕 성쇠(榮辱盛衰)로 점철이 된 속세와는 무관한 것들로 탈속(脫俗)한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는 비유어들이다 .
⑤ 자연을 멀리하는 현실 - 개탄산 앞에는 낚시터가 있고 대 아래에는 맑은 물이 있으며, 여기에 또한 갈메귀들까지 내 벗 이 되어 오락가락하는이 좋은 곳을 놓아두고 왜 먼지 낀 속세만을 그리워하는가 하고 세속인들을 나무라고 있다. ' 교교 백구(皎皎白駒)'는 본래 '현자(賢者)가 타는 말'이지만,여기서는 현자의 뜻으로 새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결국 종장에서는 글이나 좀 읽고 수양을 쌓았다는 자들이 입신 양명에만 눈이 어두워 아름다운 자연을 등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⑥ 대자연의 웅대함 - 오묘함 예찬 초장에서 꽃피는 봄, 달뜨는 저녁의 경치를, 그리고 종장에서는 물 속의 고기떼와 하늘의 소리개, 구름이 흐르고 해가 비치는 대자연의 모습을 그려서 한없이 아름답고 끝없이 흥겨운 대자연의 조화를 무척 로맨틱하게 얘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자연의 웅대함에 완전히 도취 된 작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⑦ 독서하는 즐거움 - 일생을 학문의 연구에만 전념한 석학(碩學)인 작자가 독서 면학(勉學)의 즐거움과 그 여가 에 산책하는 여유 있는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⑧ 진리 터득의 중요성 - 여기서 '우뢰'나 '해'는 '진리', 곧 도(道)를 지칭하고 '귀머거리'와 '소경'은 '진리'를 터득하지 못한 자, 곧 '속세의 일에만 연연하여 인간의 참된 도리를 망각한 자'를 나타 내고 있다. 그래서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경계하며 반드시 '진리의 길'을 걸어야하는 인간의 참된 도리를 밝히고 있다.
⑨ 옛 성현의 도리를 본받고자 함 - 옛 성현들의 인륜지도(人倫之道)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니, 우리도 그 길을 실천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대구법과 연쇄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⑩ 학문 수양에 대한 새로운 다짐 - 퇴계가 23세 때 등과하여 치사귀향(致仕歸鄕)한 것은 69세 때였다. 젊을 때 학문에 뜻을 두었다가 수양의 정도(正道)를 버리고 벼슬을 지낸 자신을 후회하면서, 이제 깨달음을 가졌으니 늦지 않게 학문 수양에 힘쓰리라는 다짐을 하고 있다.
⑪ 학문 정진에의 의지 - 청산과 유수라는 자연의 영원 불변성을 소재로 하여, 그러한 자연을 닮아 변치 않는 지조와 인품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아울러 교훈적인 의미를 전하고 있다. 정신적인 학문 수양을 꾸준히 그침없이 나아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만고상청'하는 우리의 삶을 이루어 보자는 내용이다.
⑫ 학문에의 영원한 정진 - 학문에 뜻을 둔다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도 쉽게 알며 행하려고 하지만, 막상 그 실천의 과정에서는 성인이라도 끝없는 학문의 길을 못 다 이룬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학문 수양의 길이 쉽든 어렵든 간에 실천해 나가고 있는 중에는, 몰입하고 있는 자신이 세월이 흘러 늙어가는 것 또한 모를 정도라고 하면서 영원한 학문 수양의 길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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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우생: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겸손의 표현)
*천석고황: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연에 묻혀 지내고 싶은 마음의 고질병
*순풍: 예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 특히 뒷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도의나 윤리를 가리킴
*교교백구: 현인이나 성자가 타는 새하얀 망아지
*머리 마음하는고?: 멀리 마음을 두는가? 멀리 가려고만 하는가? 여기를 버리고 딴 데 뜻을 지니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를 지님.
*어약연비: '고기는 뛰고 솔개는 난다'는 말로 시경에 나오는 말. 천지 조화의 묘함을 이름.
*운영천광: 구름의 그림자와 밝은 햇빛. 만물의 천성을 얻어 조화를 이룬 상태
*만권생애: 만 권이나 되는 많은 서적을 쌓아 두고 그것을 읽고 연구하는 데 한평생을 바치는 일
*이목총명: 눈도 밝고 귀도 밝음. 여기서는 학문을 닦아

이황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전문(원문) 해석

이황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안동에 도산 서원을 건립하고 후진을 양성할 때 지은 시조로서 총 12수로 되어 있습니다. 앞의 6수는 언지(言志)라고 하여 자신이 세운 도산 서원 주변의 자연 경관에서 일어나는 감흥을 읊은 것이고, 뒤의 6수는 언학(言學)이라고 하여 학문과 수양에 정진하는 태도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강호가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황 자신의 자연 친화 사상과 함께 후학들에 대한 가르침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12)

성격 : 교훈적, 도학적(道學的)

연대 : 1565(명종 20)

제재 : 언지(言志) 및 언학(言學)

주제 : 자연의 관조와 학문의 길

구성 : 6: 언지(言志). 자연에 대한 감흥 / 6: 언학(言學). 학문 수양의 자세

의의 :

한자어가 많아 생경한 감을 주지만, 강호가도(江湖歌道)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성리학의 대가가 지은 시조로서 시가의 출발과 발전이 유가(儒家)에 의해 이룩되었음을 보여 준다.

자연과 학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엿보이며, 자신의 심경을 소박하게 노래하고 있다.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와 함께 조선 양대 거유(巨儒)의 시조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출전 : 진본 [청구영언], [퇴계집(退溪集)]


고어를 현대어로 표기가 불가하여 하단에 있는 "뜻풀이"에 표기가 안된 부분이 있사오니 위의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곡 제1


 


- 이러타 : 이렇다고. 공명이나 시비를 떠나 살아 가는 생활을 한다고.

- 초야우생 :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겸손의 표현)

- 천석고황 :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연에 묻혀 지내고 싶은 마음의 고질병. = 연하고질(煙霞痼疾)

                 (핵심어)

- 므슴: 무엇하겠는가

핵심 정리

- 제재 : 천석고항

- 주제 : 초야에 묻혀 사는 사람의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

- 구성 : 초장 - 탈속(脫俗)의 생활 태도

                 중장 - 자연에서의 치사(致仕) 생활

                종장 - 천석고황(泉石膏肓)의 자세


현대어 풀이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겠는가?

시골에 파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다고 어떠하겠는가?

하물며 자연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이 병을 고쳐서 무엇하겠는가?

 

6곡 제2


- 연하 : 안개와 노을

- : 이 작품이 작가의 만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노병(老病)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으나, 초장에서 자연을 즐기는 화자의 모습이나 앞 시조의 내용 등으로 미루어볼 때,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천석고황(泉石膏肓)의 의미로 볼 수도 있다.

핵심 정리

- 제재 : 자연과의 동화

- 주제 : 자연 속에 묻혀 늙어가는 도학자의 자세


현대어 풀이

안개와 노을로 집을 삼고 풍월로 벗을 삼아

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

이러한 가운데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한다.


 

6곡 제3

 

- 순풍 : 예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 특히 뒷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도의나 윤리를 가리킴.

- 허다 영재 : 수많은 뛰어난 인재

핵심 정리

- 제재 : 순박하고 후덕한 풍습

- 주제 : 인성의 어질고 순박함


현대어 풀이

예부터 내려오는 순박하고 좋은 풍속이 죽었다 하는 말이 진실로 거짓말이로구나.

사람의 성품이 어질다 하는 말이 진실로 옳은 말이로구나.

천하에 허다한 영재를 속여서 말씀할까.


감상

초장에서는 순자의 성악설을 반대하고 중장에서는 맹자의 성선설을 긍정하는 입장을 취하여, 맹자의 성선설을 지지하고 있는 작자 자신의 성리학적 입장을 뚜렷이 밟히고 있다. 아울러 세상의 많은 영재(英才)들에게 성선설이 옳음을 주장하면서 순박하고 후덕한 풍습을 강조하고 있는 작품이다.

 

6곡 제4

 

- 유란 : 그윽한 향기의 난초. [백운과 함께 탈속의 이미지를 드러냄]

- 재곡하: 골짜기에 있으니

- 듯디 죠희 : 듣기 좋구나. [난초 향기에 대하여 논리상 모순의 표현이다. 한시의 번역 표현에서  비롯된 까닭임. 한시 에서는 향기를 맡는다는 뜻으로 '문향(聞香)'이란 어휘를 사용함.]

- 재산하: 산에 가득하니

- 피미일인 : 저 아름다운 사람. 임금.


핵심 정리

- 제재 : 연군

- 주제 :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연군지정)


현대어 풀이

그윽한 향기의 난초가 골짜기에 피어 있으니 자연이 듣기 좋구나.

구름이 산봉우리에 걸려 있으니 자연이 보기가 좋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 저 한 아름다운 분(임금)을 더욱 잊지 못하는구나.

 

6곡 제5

 

 

- 교교백구 : 현인이나 성자가 타는 새하얀 망아지 [어진 사람]

- 만흔 : 많은 무리의

- 멀리 는고 : 멀리 마음을 두는가? 멀리 가려고만 하는가? 여기를 버리고 딴 데 뜻을 지니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를 지님.


핵심 정리

- 제재 : 자연을 등지고 사는 현실

- 주제 : 자연에 귀의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개탄


현대어 풀이

산 앞에 대()가 있고 대 아래에 물이 흐르는구나.

떼를 지어서 갈매기들은 오락가락 하는데

어찌하여 새하얀 망아지는 멀리 마음을 두는가.


감상

초장과 중장에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시한 후 종장에서 먼 곳으로만 마음을 두는 세속인들을 개탄하고 있다. ‘교교백구는 원래 현자가 타는 말인데 여기에서는 현자의 모습으로 읽어도 좋겠다. 즉 학문을 닦은 지식인들이 입신양명에만 눈이 어두워 자연의 아름다움을 등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6곡 제6

 

 

- 화만산 : 산에 꽃이 만발함

- 월만대 : 달빛이 대에 가득함

- 사시가흥 :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

- 어약연비 : ‘고기는 뛰고 소리개는 난다는 말로 시경에 나오는 말. 천지조화의 오묘한 모습을 이름.

- 운영천광 : 구름 그림자와 밝은 햇빛. 만물이 천성을 얻어 조화를 이룬 상태.


핵심 정리

- 제재 : 대자연의 웅대함

- 주제 : 아름다운 자연 현상의 오묘함 예찬


 

현대어 풀이

봄바람이 부니 산에 꽃이 가득 피고, 가을밤에 달빛이 누각에 가득하구나

사계절의 흥취는 사람과 같은데

하물며 물고기가 뛰고 솔개는 날고 구름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햇빛이 온 세상에 비추는 자연의 아름 다움이야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감상

혼탁한 현실을 벗어난 강호의 맑고 아름다운 정경과 그 흥취를 담아 내고 있다. 대자연의 웅대함에 완전히 도취된 화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어약연비’, ‘운영천광이라는 구절을 통해서는 자연을 오묘한 이법과 조화의 경지를 지닌 것으로 파악하는 자연에 대한 성리학적 관점도 확인할 수 있다.

 

6곡 제1

 

- 천운대 : 높은 대의 이름. 화자가 위치한 공간적 배경

- 완락재 : 학문을 닦는 서재의 이름 화자가 위치한 공간적 배경

- 소쇄 : 산뜻하고 깨끗함

- 만권 생애 : 많은 책에 묻혀 사는 삶

- 낙사 : 즐거운 일

- 왕래풍류 :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풍류


핵심 정리

- 제재 : 독서의 즐거움

- 주제 : 독서하는 삶의 즐거움과 자연 산책의 흥겨움


현대어 풀이

천운대를 돌아서 완락재가 맑고 깨끗한데

많은 책을 읽는 인생으로 즐거운 일이 끝이 없구나.

이 중에 오고가는 풍류를 말해 무엇할까.


감상

일생을 학문의 연구에만 전념한 석학(碩學)인 작자가 평생 책을 즐기며 사는 삶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으며, 그 여가에 자연을 산책하는 여유로운 생활 모습을 그리고 있다.


 

6곡 제2

 

- 뇌정 : 우렛소리.

- 파산 : 산을 깨뜨림

- 백일 : 밝은 태양

- 중천 : 하늘 높이 뜸

- 농자 : 귀머거리

- 고자 : 눈 먼 사람

- 이목총명 : 눈도 밝고 귀도 밝음. 여기서는 학문을 닦아 도()를 깨달은 상태를 의미함.

- 농고 : 귀머거리와 장님


핵심 정리

- 주제 :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


현대어 풀이

벼락이 산을 깨쳐도 귀먹은 자는 못 듣나니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떠 있어도 장님은 보지 못 하나니

우리는 눈도 밝고 귀도 밝은 남자로서 귀먹은 자와 장님같이 되지는 않을 것이로다.

(학문을 닦아 도()를 깨우치며 살자).


감상

우뢰태양은 진리, 곧 도()를 상징하고, ‘귀머거리장님은 진리를 터득하지 못한 자, 곧 속세의 일에만 연연하여 인간의 참된 도리를 망각한 자를 나타낸다. 우뢰나 태양과 같이 명명백백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귀머거리, 장님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6곡 제3

 

- 고인 : 옛 성현

- 녀던 길 : 가던 길. 학문 수양에 힘쓰던 길.


핵심 정리

- 표현 : 대구법, 연쇄법

- 제재 : 녀던 길

- 주제 : 옛 성현의 도리를 본받고자 함

- 구성 : 초장 - 고인과 나

            중장 - 고인이 가던 길

            종장 - 학문 수양에의 다짐


현대어 풀이

옛 성현도 나를 보질 못했고 나도 옛 성현을 뵙지 못했네

고인을 뵙지 못했어도 그 분들이 행하던 길이 내 앞에 있네

그 가던 길(진리의 길)이 앞에 있으니 나 또한 아니 가고 어떻게 하겠는가?



 

6곡 제4

 

- 당시 : 벼슬길에 오르기 이전

- 녀든 길 : 학문 수양의 길. 성현들이 공부하던 경전

- 어듸가 니다가 : 그 동안의 벼슬살이

- 어듸 : 어디에. [벼슬길]

- 년듸 : 다른 곳에 마음 [벼슬하고자 하는 마음]


핵심 정리

- 주제 : 학문 수행에 대한 새로운 다짐

- 구성 : 초장 - 학문을 두고 벼슬하던 생활 과거

            중장 - 벼슬을 버리고 귀향 현재

            종장 - 학문 수행에의 결의 미래


현대어 풀이

그 당시에 학문에 뜻을 세우고 행하던 길을 몇 해나 버려두고서

어디에 가서 다니다가 이제서야 돌아왔는가?

이제라도 돌아왔으니 다른 곳에다 마음을 두지 않으리라.


감상

퇴계는 23세 때 등과하여 벼슬길에 나아가서는 69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귀향(歸鄕)하였다. 젊은 시절 학문에 뜻을 두었다가 수양의 길을 버리고 벼슬을 지낸 자신을 후회하면서, 이제부터라도 학문 수양에 다시금 힘쓰리라는 다짐을 하고 있다.



 

6곡 제5

 

- 엇뎨하: 어찌하여

- 만고(萬古) : 오랜 세월

- 긋디 : 그치지

- 만고 상청 : 영원히 푸름 [학문 수양에의 정진]


핵심 정리

- 주제 : 학문과 수양에의 변함없는 의지

- 구성 : 초장 - 청산(靑山)의 영원성

            중장 - 유수(流水)의 영원성

            종장 - 만고상청(萬古常靑)할 결의


현대어 풀이

청산은 어찌하여 항상 푸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를 아니하는가?

우리도 저 물과 같이 그치지 말아서 영원히 높고 푸르게 살아가리라.


감상

청산유수라는 자연의 불변성을 제시한 후 그러한 자연을 닮아 학문과 수양에 변함없이 노력을 기울여 만고상청하는 삶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자연은 관념적 자연으로써 그 속에서 필자는 인간사의 교훈을 이끌어내고 있다.


 

6곡 제6- 12


- 우부 : 어리석은 사람

- : 그것이 [학문 수양의 길]


핵심 정리

- 주제 : 끝없는 학문의 길만이 자신이 걸어야 할 길임을 알고 학자다운 태도로 연구 활동에 깊게 몰입 하는 자세


현대어 풀이

어리석은 사람도 알며 실천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성인도 못 다 행하니, 그것이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쉽거나 어렵거나간에 (학문 수양의 생활 속에서) 늙어가는 줄을 모르노라.

 

참고 자료

 

1. 도산십이곡 발()

'도산십이곡'은 이황선생이 지은 것이다. 이 시조를 지은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 동방의 가곡은 대체로 음와(淫蛙)하여 족히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한림별곡'과 같은 류는 문인의 구기(口氣)에서 나왔지만 긍호(矜豪)와 방탕에다 설만(褻慢)과 희압(戱狎)을 겸하여 더욱이 군자로서 숭상할 바 못 되고, 다만 근세에 이별(李瞥)이 지은 '육가(六歌)'란 것이 있어서 세상에 많이들 전()한다. 오히려 저것[육가]이 이것[한림별곡]보다 나을 듯하나, 역시 그 중에는 완세 불공(玩世不恭)의 뜻이 있고 온유 돈후(溫柔敦厚)의 실()이 적은 것이 애석한 일이다.

'한림별곡'이나 이별의 '육가'는 온유돈후의 실이 적음

이황 선생이 본디 음률을 잘 모르기는 하나, 오히려 세속적인 음악을 듣기에는 싫어하였으므로, 한가한 곳에서 병을 수양하는 나머지에 무릇 느낀 바 있으면 문득 시로써 표현을 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시는 옛날의 시와는 달라서 읊을 수는 있겠으나, 노래하기에는 어렵게 되었다. 이제 만일에 노래를 부른다면 반드시 이속(理俗)의 말로써 지어야 할 것이니, 이는 대체로 우리 국속(國俗)의 음절이 그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시는 노래 부를 수 없으므로, 노래로 부르기 위해서는 우리말로 지어야 함 

그러기에 내가 일찍이 이별의 노래를 대략 모방하여 '도산육곡'을 지은 것이 둘이니, 기일(其日)에는 '()'를 말하였고, '기이(其二)'에는 '()'을 말하였다. 아이들로 하여금 조석(朝夕)으로 이를 연습하여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궤를 비겨 듣기도 하려니와, 또한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한편 스스로 무도(舞蹈)를 한다면 거의 비린(鄙吝)을 씻고 감발(感發)하고 융통(融通)할 바 있어서, 가자(歌者)와 청자(廳者)가 서로 자익(資益)이 없지 않을 것이다.

'도산십이곡'을 지으니 가자나 청자 모두 자익이 있을 것임 

돌이켜 생각컨데, 나의 종적이 약간 이 세속과 맞지 않는 점이 있으므로 만일 이러한 한사(閑事)로 인하여 요단()을 일으킬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또 이것이 능히 강조(腔調)와 음절에 알맞을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일 건(一件)을 써서 서협(書莢) 속에 간직하였다가, 때때로 내어 완상(玩賞)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또 다른 날 이를 읽는 자의 거취(去取)의 여하(如何)를 기다리기도 한다. 가정(嘉靖) 44(1565) 을축년 316일 이황은 쓴다.

'도산십이곡'을 읽는 자의 거취의 여하를 기다리기로 함

[출처]

이황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전문   (원문) 해석 /작성자 Z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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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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