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무릎에 앉았을 때는
꽃이 말하니 나무도 말하고
문밖에서 호랑이도 말했다.
언제부턴가 거짓말 같더니,
모자 벗고 인사드릴 즈음엔
돌도 나무도 짐승도 말 없고
함께 가는 길목에서 만난다,
오늘엔 꽃이 반겨 손짓하고
오늘엔 다시 나무 속삭이고
오늘엔 어느새 짐승도 웃네.
이제 내가 꽃잎에 머물더니
풀포기 못 밟고 마냥 다듬어
예쁜 꽃동산 만들려 서둔다.
저들과 함께 본향으로 가는
길목에 우리를 기다리는 그
보금자리 보이기 때문이다.
꽃도 웃고 나뭇잎 속삭이며
날짐승 노래 들짐승 말하니
이 모두 내 영혼의 울림이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