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가 몹시 착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노예를 즐겁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배에 많은 물건을 실어 주면서,
˝넌 이제 노예가 아니야. 그러니 어디든지 네 마음에 드는 좋은 곳으로 가서 이 물건들을 팔아서 행복하게 살도록 해라.˝
노예는 너무나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주인님의 은혜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주인과 작별하고 배를 타고 넓은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폭풍우를 만나, 배는 이리저리로 떠다니다가 그만 암초에 걸려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주인에게 받은 많은 물건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휴, 저기 마침 섬이 보이네. 우선 저곳으로라도 헤엄쳐 가 보자.˝
한참을 헤엄쳐서 가까스로 가까운 섬에 이르렀습니다.
˝휴, 겨우 목숨만은 건졌구나.˝
그러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는 너무 슬픈 나머지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며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 이젠 무엇으로 살아간단 말인가? 여기가 대체 어디쯤일까?
이렇게 이름도 알 수 없는 섬에 떠내려왔으니 어디로 가야 하나?
배가 몹시 고픈데 어디 먹을 것이라도 없을까? "
그러자 문득, 이 섬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을을 찾아 나섰습니다.
얼마나 갔을까, 그의 눈 아래 커다란 마을이 보였습니다.
그는 반가운 마음으로 마을로 뛰어갔습니다.
그가 마을에 이르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환호성을 울리며 그를 맞아 주었습니다.
˝임금님 만세! 만세!˝
이렇게 외치며 마을 사람들은 그를 왕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얼떨결에 왕이 된 그는 호화로운 궁전에 인도되어 그곳에 머물러 살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것이 꼭 꿈만 같았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어서 한 사나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여기에 맨몸으로 도착했는데, 갑자기 나를 왕으로 받들어 주다니,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설명 좀 해 주게나.˝
그러자 사나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들은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닙니다.˝
˝뭐라고, 그럼 영혼들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한 번씩 산 인간이 이 섬에 와서 우리들의 임금님이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답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면 이 섬에서 쫓겨나서 생물도 없고 먹을 것도 하나 없는 섬으로 혼자 가셔야 한답니다.˝
왕이 된 노예는 그런 말을 해 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정말 고맙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때를 위해 그곳에다가 꽃도 심고 과일나무도 심어야지.˝
그로부터 일 년 후, 그는 즐거운 섬에서 추방되어 죽음의 섬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원래의 벌거숭이 모습으로 돌아간 그는 자기가 그동안 가꾸어 놓았던 섬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니 전에는 풀 한 포기 없는 사막 같은 곳이었으나 이젠 꽃이 만발하고 과일나무가 풍성한 아름다운 곳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또 그 섬으로 먼저 추방되어 온 사람들도 그를 반가이 맞아 주었습니다.
이리하여 그는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사람이 태어나서 사는 동안, 나중에 죽은 후를 대비하여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천국과 같은 곳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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