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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초, 아니 0, 5초만 일찍 출발했어도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한 발짝만 앞섰어도 나는 받혀 날아갔을 것이다. 내가 건너는 차선, 그다음 차선 왼쪽에 정지해 있던 차가 굉음과 함께 총알처럼 튀어나와 건널목을 넘어서 저만치 멈추었다. 순간이었다. 받은 차는 ‘보닛’이 ‘삼각산’처럼 튀어 올라가 있었다. 집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왔지만, 뒤에, 몇 시간 뒤에,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살아있는 것이 바로 기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일 초만 먼저 건널목 정지선을 출발했었어도 지금의 나는 없다. 이것이 기적이다. 기적은 늘 우리 주위에서, 아니 내 주위에서 일어나지만 내가 모를 뿐이다. 나는 오늘도 기적으로 살고 있다. 동짓달 어느 새벽, 새벽 미사 마치고 홀로 우리 동네로 건너오는 건널목에서 일어난 일./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