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세상이 열릴 때처럼
광막한 하늘이 어둠을 찢고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생명은 그렇게 태어났다.
발끝에서부터 오묘한 핏줄이
온몸 온 세상을 휘감았다
내 삶은 그렇게 뻗어 갔다
때로 수레 끄는 어깨는 아팠다
침묵의 나무뿌리 깊지만
뜨거운 불길의 가슴 있어
열정의 노래 부르다가
그분의 큰 손길 따라
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황홀한 새가 되는 것
/김후란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