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물

시 두레 2013. 8. 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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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물

 

김나는 등허리에 무지개가 피었다

바가지 물 뿌리며 아내가 하는 말

 

"옴마야! 나비처럼 팔랑댄다"

마른 하루가 웃는다

 

마당에 먼지같이 바짝 말라버린 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쉬이 말 못 뱉는…

 

"써언타 문디 가시내냐!"

내일 또 보자 등목무지개

/임성구

*써언타 : '시원하다'의 경상도 방언

 

 

   길고 긴 장마가 가더니 더위가 또 등등하다. 폭염 또한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땀은 줄줄 흐르는데 냉방도 시원하게 할 수 없다. 절전이란 계도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사람들이 지쳐간다. 쉼 없이 가열되는 가마솥 불볕 앞에 풀이며 나무며 곡식도 축축 늘어진다. 그런데 남부는 계속 폭염이었으니 얼마나 숨이 찰까.

 

   이런 날은 등목이 최고다. 예전에는 한여름 더위잡기에 찬물 등목밖에 없었다. 그것도 냉장고 역할을 하던 시원한 우물물 등목! 물론 한낮의 등목은 남자들만 즐길 수 있는 피서였다. 이 시조도 아내가 남편에게 물 끼얹어주는 장면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나비물'이라니! 등목에 무지개며 물나비까지 팔랑대다니, 더위가 오히려 이들을 더 팔랑대게 한다. 그런 한여름 마당의 물 끼얹는 소리가 '옴마야!' 참으로 살갑고 '써언타'.  /정수자 시조시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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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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