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장마가 가더니 더위가 또 등등하다. 폭염 또한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땀은 줄줄 흐르는데 냉방도 시원하게 할 수 없다. 절전이란 계도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사람들이 지쳐간다. 쉼 없이 가열되는 가마솥 불볕 앞에 풀이며 나무며 곡식도 축축 늘어진다. 그런데 남부는 계속 폭염이었으니 얼마나 숨이 찰까.
이런 날은 등목이 최고다. 예전에는 한여름 더위잡기에 찬물 등목밖에 없었다. 그것도 냉장고 역할을 하던 시원한 우물물 등목! 물론 한낮의 등목은 남자들만 즐길 수 있는 피서였다. 이 시조도 아내가 남편에게 물 끼얹어주는 장면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나비물'이라니! 등목에 무지개며 물나비까지 팔랑대다니, 더위가 오히려 이들을 더 팔랑대게 한다. 그런 한여름 마당의 물 끼얹는 소리가 '옴마야!' 참으로 살갑고 '써언타'. /정수자 시조시인/조선일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