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일지
지랄 같은 허리께는 또 진통이 시작됐다.
자귀로 팍팍 쪼개 아궁이네 처넣고 싶은
내 것이 아닌 뼈마디 바꾸지도 못하고
수상쩍은 먹구름이 눈 흘기며 몰려간다.
장사진 개미떼는 피난길에 올랐고
갑자기 스크린 하늘에 획! 새 한 마리 선을 긋는다.
하늘의 법정에서 불호령이 떨어진다.
낱낱이 꿰든 죄목 벼락망치 내리치며
부시한 외경 앞세워 판결문을 읽어댄다.
마음이 우주임을 내가 나를 버린다.
천 개의 손을 뻗친 나무들이 걸어나와
볕들고 바람 좋은 날 기억하라 말한다.
/김술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