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손님

글 두레 2012. 2. 1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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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손님

어느 봄날에 아동복 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을 한 아주머니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 우리 딸이에요.”

”예쁜 티셔츠 하나 주세요."

" 네~ 늦둥이인가 봐요"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 이셨다.

나는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것을 골라보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는 환하게 웃으면서

"아무거나 괜찮아요. 엄마가 골라주시면 다 좋아요"했다.

투정한마디 없는

대화에 사랑이 넘쳤다.

요즘 아이들 옷을 고르면서도

탐탁해하지 않고 까다롭게 구는데...참 착하다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는

만 원짜리 티셔츠를 사가지고 나갔다.

그런데

얼마 뒤에 아이가 옷을 들고 와서

"저 죄송한데요,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약간의 불쾌감을 드러내

"왜 엄마가 사 주신걸 돈으로 바꾸니?

환불해 주었다가 엄마한테 혼나면 어떡해!?

엄마 모시고 오면 돌려주마."

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사실은 엄마가 시장 좌판에서 야채를 파시는데

한뭉치에 천원 받으세요.

하루 종일 팔아도 만원 못 버실 때도 있는데

너무 비싼 옷을 산 것 같아서 도저히 못 입겠어요.

아까는 다른 손님이 있어서 차마 거절 할 수 없었어요.

저는 아직 옷이 많으니 빨아 입으면 돼요,

엄마한테 미안해서 못 입겠어요.“

"내년에 꼭 팔아 드릴게요."

순간 코끝이 찡해 오면서 불쾌했던 게 미안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토록 큰 사랑을 가져온 아이가 예뻐서

"그래. 만원을 엄마 드리고 이 옷은 아줌마가 선물로 줄게.“

하며 옷 봉지에 청바지를 더 넣어

극구 뿌리치는 아이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는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하며 등 떠밀어 보냈다.

착한 아이 때문일까?

그날 가게에 오시는 손님이

모두 좋아 보여 서비스를 팍팍 주었다.

다음날 아주머니가

봉지 마다 나물을 가득 담아 와서는

" 우리 아이가 뭘 사 주면 꼭 그런다오."

라며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셨다

"착한 딸을 두어서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

그러자 아주머니는

"고생하면서 일한 보람이 있다오.

이 집도 복 받을 거요. 돈 많이 벌어요.".

하고 웃으며 나가셨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그 아이가 가게로 들어왔다.

" 아줌마 저 예쁘죠?"

내가 선물한 옷을 입고 인사 하러 왔단다.

얼마 전 시장 근처가 개발이 되면서

아주머니는 다른 곳에서 장사하신다.

.

때문에 그날 이후로는

아이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틀림없이 착하고 예쁜 학생이 되었을 거라 믿는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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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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