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이 노래는 다정한 사랑의 팔처럼
내 아기여, 너의 주위를 음악으로 휘감을 것을.
나의 이 노래는 축복의 입맞춤처럼
너의 이마를 어루만질 것을.
네가 혼자 있을 때 그것은 네 옆에 앉아
네 귀에 속삭여주고
네가 뭇사람들 속에 끼여 있을 때
그것은 고고함으로 네 둘레를 울타리 쳐줄 것을.
나의 노래는 네 꿈에 한 쌍의 날개처럼 되어
너의 마음을 미지의 땅으로 데려갈 것을.
어두운 밤이 너의 길에 덮였을 때
그것은 머리 위 믿음 깊은 별처럼 되어줄 것을.
나의 노래는 네 눈의 동자 속에 스며있어
만상(萬象)의 가슴 속으로 네 시선을 인도할 것을.
그리고 내 목소리가 죽음으로 침묵할 때
나의 노래는 살아 있는 네 가슴속에서 이야기할 것을.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
눈이 온 후 햇빛이 나면 처마 끝에서 눈 녹은 물이 떨어진다. 다시 날이 어두우면 낙수는 고드름으로 얼어붙는다. 그 끝으로 바람도 스치고 별들도 음악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굴뚝새도 지나간다. 그것들의 화음(和音), 그것들의 조화로움이 다, 음악이다. 인류에게 말이 생기기 전에는 노래가 그것을 대신했을 것이다. 모두가 마음으로 살 때였으니까. 명령과 지시가 생기기 전 감응과 공감으로 살던 시절, 인간끼리가 아닌 만상(萬象)과 소통하며 살아야 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자르고 뚫고 막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고 기다리던 시절이었으니까. 비석(碑石)이 아닌 노래로 남는 삶을 살고 싶다./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