稚子(치자)

시 두레 2012. 10. 28. 06:07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稚子     (치자)     어린 아들

 

稚子美顔色  (치자미안색)  얼굴도 잘 생긴 어린 내 아들

陰晴了不憂  (음청료불우)  흐리거나 맑거나 걱정이 없네.

 

草暄奔似犢  (초훤분사독)  풀밭이 따스하면 송아지처럼 내빼고

果熟挂如猴  (과숙괘여후)  과일이 익으면 원숭이인 양 매달리네.

 

岸屋流蓬矢  (안옥류봉시)  언덕배기 지붕에서 쑥대 화살 날리고

溪幼汎芥舟  (계요범개주)  시냇가 웅덩이에 풀잎 배를 띄우네.

 

紛紛維世者  (분분유세자)  어지럽게 세상에 매인 자들아

堪與爾同游  (감여이동유)  어떻게 너희들과 함께 놀겠나!

 

/정약용(丁若鏞·1762~1836)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이 젊은 시절에 지었다. 그가 서울에서 벼슬살이하며 한창 바쁘게 지내던 시절, 다산의 어린 아들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어린 아들은 날씨가 맑거나 흐리거나 개의치 않고 뛰어놀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알 필요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아이들의 천진함이다. 다산의 아들만이 아니라 옛날 어린이들이면 누구나 그랬음직한 풍경이다. 얼굴이 잘 생겼다며 귀여워 못견뎌하는 마음까지 드러낸 것을 보면 다산도 어쩔 수 없이 평범한 아버지의 하나다. 아들만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 그러나 문밖 세상을 오가는 사람들은 딴판이다. 아들의 천진함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도저히 함께 어울릴 마음이 나질 않는다. 그게 어린 아들이고, 험한 세상이다. /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조선이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비처럼 가벼운 이별  (0) 2012.10.30
당신은  (0) 2012.10.29
물음  (0) 2012.10.27
사랑의 측량  (0) 2012.10.26
첫 줄  (0) 2012.10.25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