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외통프리즘 2008. 6. 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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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1647.001226 검도

모든 살상무기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예술로 승화시킬 수도 있고 그대로 그 이름을 유감없이 발휘케 할 수도 있다.

 

이렇듯 살상무기가 경우에 따라서 무용으로, 도(道)로 자리 잡아서 우리의 정신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면서 변천해오고 있음을 보아 온다.

 

짐승을 쏘아 죽이든지 사람을 쏘아 죽이는 총포는 물론이고 활과 창과 투포환과 칼(펜싱)등 많은 살상무기가 이미 정당화된 용처를 확보하고 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름 하여 스포츠,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 과연 필요한 것인지를 가끔 생각하게 한다.

 

원래 이들 살상무기는 공격용이었다. 이것을 인간의 무제한 정복욕을 제한하는 간접방법으로 무대에 오르게 하는 것이 정신적 기조라면 마땅히 고려해보아야 할 문제다.

 

숨겨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끌어내서 일정한 장소에다 일정한 수량만을 한정함으로서 관리의 편의와 이들 무기의 대량 확산을 예방하려 한다면 최소한 그 집단의 무장만큼은 장려하는 꼴이 되는데 이들을 도라는 이름의 정신적 통제수단으로 이끌어가기에는 우리인간의 정신적 기반이 너무나 불완전하다.

 

만약 이들 공격용 무기들을 일제히 생산중단하고 방어용 장구를 개발해서 이를 스포츠나 무용으로 등장시킨다면 게임이 되지 않을 것인가?

 

말하기 좋은 사람은 말할 것이다. 이미 살상의 무기들은 도(度)를 넘어서, 손안에 드는 이런 것이 아니라 손밖에서 이루어지는데, 손으로 잡고 하는 무기는 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두고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지 모르나 문제는 심리적으로 이들 무기가 이미 상대를 제압하는 살상의 본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청소년들에게 성인들만의 영화를 보여줄 수 없듯이 심리적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는 이를 사용해 보고자하는 인간의 잠재된 공격성에 불을 붙이는 꼴이 되지 않을까.

 

일제하의 초등학교에서는 검도를 가르쳤다. 목검을 한 자루씩 쥐어서 사람 치고 자르는 연습, 말하기 좋게는 기를 살리고 정신을 통일하는 심신의 단련으로 주도되었다.

 

목총도 있었다. 패(敗)기가 짙어질 때엔 아예 총에다 칼을 장착한 길이만큼의 나무 총검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이것을 갖고 둘씩 맞대결을 시켜서 상대의 가슴에 먼저 꽂는 쪽이 이기는, 운동이기보다는 살인 연습을 시켰다.

 

'국민학교' 오 학년. 보호 장구를 개발하여 입히고 대결시키긴 했어도 매우 살기등등한 결판을 해야 했다.

 

좀 더 어릴 때의 일이다. 검도에 통달한 유단자 교장의 지도로 다섯 살 위의 형님이 군내 '소학교'대항 검도경합에서 일등을 했다한다. 그때엔 그 의미조차 알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이었으나 집안에선 경축 일색이었던 것 같다.

 

그 후 형은 그 길을 택했고 일생을 무인으로써 후회 없이 지냈다. 그러나 형은 문학적이고 감수성 예민한 낭만적인 분인데 이들 교육의 영향이 형의 인생의 획을 다른 방향으로 그어놓았다.

 

인간은 자연정복만으로 족한 것이지 인간이 인간을 정복한다함은 말로는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인데도, 즉 끈임 없는 살생의 반복이 있을 뿐 끝이 없을진대 이를 아는 시점에서, 공존의 의미로 해서, 지양돼야하는데 왜 더더욱 장려해야하는지 알 수 가없다.

 

옛날의 고향을 말하면서 이런 타령을 하게 되는 내 머리 속이 천 갈래 만 갈래다. /외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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