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憶洛中河豚羹(억낙중하돈갱)

方春漢水釣河豚(방춘한수조하돈)

봄철은 한강에서 복어 잡는 계절

芹煮香油和甘汁(근자향유화감즙)

복사꽃 필 무렵 그 시절이 그리워라

遠來此地誰沾口(원래차지수첨구)

기름 치고 미나리 삶아 꿀물에 섞어

滿腔客懷誰與語(만강객회수여어)

맛 좋은 국을 나눠 손님들께 대접했었지

憶在桃花未發辰(억재도화미발신)

이곳에 멀리 오니 어느 누가 입에 댈까

羹分美味餉嘉賓(갱분미미향가빈)

지난날 흥겹던 일이 전생처럼 아득하다

却夢前遊若隔塵(각몽전유약격진)

가슴 가득한 객수를 누구에게 터놓을까

晴窓只可覓詩新(청창지가멱시신)

창가에 홀로 앉아 시나 한 수 짓노라

/권상신(權常慎·1759~1824)

1823년 대사헌으로 있던 권상신이 순조의 비위를 건드려 평안도 영변으로 귀양을 갔다. 봄과 여름을 영변에서 보낸 그는 음력 3월 복사꽃이 필 무렵이 되자 불현듯 고향이 그리워졌다. 그 무렵이면 한강에는 복어가 많이 잡혀 요리를 잘하는 집에서는 손님을 청해 복어국을 대접하곤 했다. 서울에서 복어국은 봄철의 대표적인 풍미(風味) 가운데 하나였다. 시인도 복어국을 즐겨 먹는 미식가의 한 사람이었으리라. 그런데 귀양지 영변에서는 복어국을 잘 먹지 않았던 듯, 그는 불쑥 복어국이 먹고 싶어졌다. 입맛, 그것도 고향의 입맛은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감각적이다. 지금쯤이면 서울에서는 복어를 잡아 벗들과 어울려 제철음식을 즐기며 시끌벅적할 텐데…. 복어국의 향기와 맛은 친구들을 불러 함께 먹을 때 맛이 더해진다. 객지에서 입맛을 쩍쩍 다시며 시인의 외로움은 한층 깊어진다.

/안대회·성균관대 교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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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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