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9060.001023 우리
우리나라 사람이 ‘ 내 어머니 ’ 라고 한다면 먼 훗날은 몰라도 아직 까지는 아마 거부감이 있을 것 같다 . 우리들은 ‘ 우리 어머니 ’ 가 익숙해있고 자연스럽다 . 그런데 ‘ 우리 어머니 ’ 는 우리에게는 자연스럽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반드시 형제자매를 두고 그들이 타인에게 하는 말인데 이 형제들 울타리를 벗어나서 삼자와 마주 앉아서 얘기 할 때도 ‘ 우리 어머니 ’ 이다 . 이럴 때 독자인 경우에는 반드시 ‘ 내 어머니 ’ 라고 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 ‘ 내 어머니 ’ 라고 말하는 이를 보지 못했다 . 아마도 우리들 가족 구성이 독자를 용납하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요즈음 세대의 애들은 , 독자인 애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알고 싶다 . 그들도 ‘ 우리 어머니 ’ 일 것이 틀림없다 . 왜 그런가하니 그들의 ‘ 우리 ’ 개념이 ‘ 나 ’ 개념과 같다면 그럴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
괴변을 늘어놓는다면 ' 내 아내 ' 를 ' 우리 아내로 '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 내 남편 ' 을 ' 우리 남편 ' 으로 말할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 모계사회의 전통이 말의 순화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 즉 한 어머니가 여러 남편의 자녀들을 양육함에 있어서 자연히 ' 우리 어머니 ' 가되지만 그들이 각각 자신의 아버지를 부르거나 지칭할 때 , 이 경우 어머니가 자식에게 자녀의 아버지를 알려주었을 때 일 것이지만 ‘ 내 아버지 ’ 가 될 것이다 .
‘ 우리 ’ 는 ‘ 울타리 ’ 의 같은 음 같아서 마치 결혼한 형제들이 큰 울을 치고 그 안에서 여러 초막을 치고 형제가 따로 실림을 하는 것 같은 연상을 얻게 된다 . 그렇다면 아직 우리는 ‘ 우리 어머니 ’ 란 말에 관한 한 아직은 초막생활을 하는 꼴이 된다 .
허나 ‘ 우리 ’ 를 ‘ 나 ’ 와 동일시하는 개념으로 정착되었다면 내 생각이 고루한 까닭이리라 . 어쩐지 ‘ 나 ’ 보다는 ‘ 우리 ’ 가 포근해지고 정 조차 드는 , 우리만의 정서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
많은 사람이 ‘ 우리 어머니 ’ 를 자랑스레 입에 담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비로써 살기 좋은 사회가 될성부른 생각을 해 본다 . /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