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질병과건강 2009. 5. 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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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의사들은 "때를 밀면 피부가 손상된다.

절대 밀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때를 밀면 개운하고 피부도 매끈해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열심히 때를 민다.

피부과 의사들은 의학 이론에만 매달려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를 못 따라가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병원 피부 과학 실험실의 인턴 대학생 4명에게 한달간 매주 월요일마다 병원 근처 목욕탕에서 때밀이 수건으로 때를 밀게 했다. 비교를 위해 참가자들은 오른쪽 팔·다리만 때를 밀고, 왼쪽 팔·다리는 밀지 않았다. 목욕탕에 다녀온 지 1시간, 3시간, 6시간, 24시간, 3일, 7일 후에 각각 피부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때를 민 부위의 피부가 훨씬 많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과 의사들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피부 손상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피부의 탄력도가 줄었다. 때를 민 쪽의 탄력도는 밀지 않은 곳보다 평균 20% 낮았다.

둘째, 수분 손실도 때를 민 쪽이 훨씬 많았다. 때를 민 쪽과 아닌 쪽의 수분 함량을 비교 측정한 결과, 때를 민 쪽의 수분 함량이 평균 10% 적었다. 수분 함량이 적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이 생기기 쉽다. 탄력도가 감소한 것도 수분 함량이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

셋째, 때를 민 피부의 산도(pH)가 알칼리성으로 변했다. 정상 피부의 산도는 4.5~5로 약산성을 띤다. 하지만 때를 민 뒤 6~8시간 동안 피부는 알칼리성을 띠었다. 피부가 알칼리성으로 변하면 '세린 프로테아제', '카스페아제14' 등 피부 재생에 필요한 효소의 활성도가 줄어든다. 이런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지면 피부 장벽 재생도 그만큼 느려져 결과적으로 피부 노화도 더 빨리 온다.

넷째, 피부의 염증 성분도 때를 민 쪽이 더 많았다. 때를 민 쪽 피부에는 '사이토카인'이란 물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물질은 염증 성분을 만들어내 피부를 붉게 만들거나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염증 성분이 갑자기 증식하면 발진도 생길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런 현상을 의학 용어로 '자극성 습진' 또는 '건조성 습진'이라고 하는데, 피부과에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의 10~15%는 때를 미는 것과 관련된 질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섯째, 피부의 세균 수도 때를 민 쪽이 많았다. 피부 표면에는 외부에서 세균이 침입할 수 없도록 '디펜신'과 '카세리시딘'이라는 항균 물질이 존재한다. 그런데 때를 밀면 이 물질이 크게 줄고 항균 작용이 약해져 세균이 급격히 증식한다. 정 교수는 "세균 수가 많아지면 모낭염이나 종기와 같은 피부 질환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때밀이 수건 외에 얼굴의 각질을 제거해준다는 각질제거제의 영향도 함께 조사한 결과, 때밀이 수건과 비슷하게 피부 손상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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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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