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은 장미,튤립 다음으로 아네모네 꽃을 좋아합니다.
아네모네를 몇그루
사다가 창문 앞에 놓아보세요.
교만을 떨지 않으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꽃이지요.
꽃 말은 '사랑의 괴로움' 이라고 하더군요.
자연상태에서는 꽃이 4∼5월에 피는데,
지름 6∼7cm이고 홑꽃과 여러 겹꽃이 있으며,
빨간색·흰색·분홍색·
하늘색·노란색·자주색 등으로 핍니다.
6월에 잎이 누렇게 되면 알뿌리를 캐어서
그늘에 말려 저장하였다가,
9∼10월 기름진 중성 토양에 깊이 심습니다.
번식은 알뿌리나누기나 종자로 하지요.
꽃집에서는
온실에서 길러 일찍 피우기도 합니다.
북반구에 약 90종의 원종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네모네 코로나리아(A. coronaria)는
지중해 연안 원산이며,
햇볕이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이 꽃은 아네모네의 야생화이지요.
꽃이름은 그리스어의
아네모스(Anemos:바람)에서 비롯하였습니다.
한국에는 아네모네와
같은 종으로 바람꽃이 있습니다.
설악산에서 자라는 바람꽃(A. narcissiflora),
한라산에서 자라는 세바람꽃(A. stolonifera),
흔히 볼 수 있는 꿩의 바람꽃(A. nikoensis)
그리고 변산의 변산 바람꽃 등 여러종이
자라는 데 이른봄에 피는
변산 바람꽃이 예쁘지요.
이와 같은 개량이 덜된 것이
오히려 야생스럽고 예쁩니다.
좀 더 개량된 꽃
좀 더 개량된 여러 겹꽃
아네모네에 얽힌 슬프고도
괴로운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꽃의 신 플로라에게는 아네모네라는
아름다운 미모의 시녀가 있었습니다.
염치 없게도 플로라의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아네모네를 사랑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안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멀리 포모누의
궁전으로 내쫓아 버렸습니다.
그러나 제피로스는 바람을 타고 곧
그녀를 뒤쫓아가서 둘은 깊고 뜨거운
사랑에 빠져들었습니다.
새로 변한 플로라는 두사람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그 광경을 보고 질투에 불탄 나머지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슬픔에 젖은 제피로스는 언제까지나
아네모네를 잊지 못하고 매년 봄이 오면
늘 따뜻한 바람을 보내어 아네모네를
아름답게 꽃피운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