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바에서 가장 부유했던 엔리코 그크로베니가 위촉한 이 벽화에는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생애의 장면들과,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를 애도하는 장면에는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 제자들과 천사들이 중세의 일률적이고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하늘도 더 이상 황금색 배경이 아니라 파란 색채로 그려져 자연 묘사에서 시각적 관찰을 바탕으로 하는 사실주의가 대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토는 당대에도 명성이 드높아 미술가들을 경시하던 단테조차 그를 훌륭한 기술과 정신을 지닌 우수한 화가라고 칭찬했으며, 여러 도시에서 그림주문이 쇄도 했다.
조토가 바위에 그려놓은 양의 그림을 지나가다 본 당대의 유면한 화가 치마부에가 그의 뛰어난 재능에 탄복하여 자신의 제자로 삼았다는 것이다.
/글:깅영나:서울대교수:서양 미술사/조선일보게재 |